이 소설 속의 이야기와 비교해 볼때, 분명 나는 흘러가는 삶을 살아온 것이 분명하다. 오늘날 대학을 가기 이전에 무한한 경쟁을 감내하고, 더욱이 그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대출을 받은 일은 적어도 나는 겪어보지 못한 일이다. 그러나 '청년실신'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국가는 현대의 젊은이들에게 빚을 권장하고 또 젊은 혈기로 그 고난을 이겨내는 미덕?을 주문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흔히 생각하는 일반적인 가족과 경제력을 갖추지 않은 사람들... 흔히 언제나 부족함을 떠안고 세상을 출발하는 젊은이들에게 과연 이 책은 어떻게 읽힐 것인가에 대하여, 이미 그 시절을 지낸 '나'는 한발 물러서 이를 생각해 보기로 했다.
각설하고 이 소설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주인공인) 어머니와 딸 두 부녀 사이에서 형성된 바람과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라 여긴다. 실제로 결코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살면서, 딸의 나아갈길을 결정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전형적인 어른의 조바심이자 (거의)마지막 욕심의 형태이기도 하다. 그러나 막상 사회에 부딛치는 입장인 젊은이는 그 바램과 현실 그리고 주변의 환경과 맞물려 삶의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흔들릴 때가 있다.
물론 이전에는 그러한 방황을 아이들의 '특권'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 더욱 다부지고 철이 들면 어른으로서 살아가는데 힘이 되는 보물같은 경험이라 추억할 것이라 쉽사리 정의하고는 했다. 그러나 그 한 발을 내딛는 공포, 그리고 점차 방황이 실수가 되어 실제 삶의 발목을 잡아 추락시키는 현대의 현실은 과연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 그리고 이것을 '시대가 변했다' 라며 미래의 세대에게 전가 시키는 것은 과연 올바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