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소설의 무대가 된 조선을 통해 저자는 크게 "무엇 때문에 왕이 존재하는가?" 에 대한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담는다. 사대부와 관료의 나라, 더욱이 사농공상이라는 봉건시대의 계급이 나누어지고, 그것을 유지하는데 백성이 참여하는 것이 아닌 '부역을 지는 것'이 당연시 된 나라의 모습을 바꾸기 위해서, 경종은 왕을 위한 왕권이 아닌, 백성을 위한 강력한 왕권을 주문한다. 이에 사도세자와 정조에 이르는 오랜 시간동안 국금을 간직한 중금(주인공)의 고난은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
실제로 왕의 유지를 품고 궁을 빠져나와 백성으로서의 행복, 가족이 주는 행복을 뒤로하고 희생의 길을 걸은 주인공 가족의 이야기는 그만큼 왕의 유지가 지닌 무게가 크고 또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이에 많은 사람들은 지난 역사를 통해 '백성을 위한 나라'가 쉽사리 만들어 지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조가 가지는 개혁의 본질, 또는 조정의 대통합을 추진하며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걸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에 그 추진력이 된 믿음 사이에 그 어떠한 것이 있었는가? 에 대한 저자 나름의 '상상력'을 맛보는 것도 매우 재미있는 일이 되지 않는가 하는 감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