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를 쫓는 모험
이건우 지음 / 푸른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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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돈까스는 매우 흔한 음식이 되었다. 이제 더이상 (오래전) 레스토랑이나 '양식집'에서 특별한 날에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 아닌, 심지어 돈까스집이 아닌 휴게소나 '김밥천국'에서도 나름 주력 메뉴?로서 자리잡아 그저 하루 한끼를 맛있게 먹고 싶어하는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일반 음식의 지위에 안착한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돈까스는 매우 특별해진다. 예를 들어 유명 요리사가 조리한 돈까스나, 여러 매체에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소개된 돈까스들은 결국 독한 마음을 먹고 기나긴 경쟁과 인내를 감내해야 겨우 앞에 마주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렇기에 어느 사람들은 매우 다양한 형태의 돈까스가 아닌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 돈까스'에 더 눈길을 준다. 그야말로 오래도록 크고 넓적한 돈까스에 '데미그라스'소스를 끼얹은 '왕 돈까스'에 만족하는 자는 나름 다른 개성을 지닌 일본식 카레 돈까스에는 (좀처럼) 마음을 주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많이 먹다보면 중심이 되는 포인트가 보이기 시작한다.(...)

74쪽 한 가지 음식을 깊게 즐기는 법

물론 돈까스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더욱이 그 맛에 질린다는 것을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음식의 개성과 맛도 뛰어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건강과 체형의 변화를 이유로 이 음식을 크게 자제하는 편이다. 허나 적어도 저자는 그러한 이유보다는 보다 다양한 돈까스를 맛보는 것에 진심인 사람이다. 이에 삐뚤어진 시선으로 바라보면 "굳이 돈까스에 대한 글을 책으로 낼 필요가 있을까?" "여느 음식 방송과 같은 특정 음식점을 홍보하는 내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에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는 사람이 아닌 돈까스를 찾아 그 맛을 수집하는 일종의 컬렉터와 같은 인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저자에게 돈까스에 대한 호불호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게 어떤 식, 어떤 풍, 고기의 두께, 튀김의 방식, 소스의 풍미와 같은 여러 요소는 취향의 영역이 아닌 분석의 영역에 속한다. 더욱이 유명한 요리집이 아니더라도, 심지어 마트에서 파는 냉동 돈까스라도 저마다 지닌 맛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조리법이나 개성을 분석하려는 시도 등을 마주하고 있자면 결국 매우 흔하고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에 진심이 되면 (결국)타인의 마음까지도 움직일 수 있는 나름의 기준을 갖출수 있게 된다는 것을 (새삼)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된다.

같은 '돈까스' 라는 이름으로 묶어 부르지만, 50가지 돈까스를 먹으면 그 그림자가 모두 다르다 (...) 전 세계 많은 나라에 비슷한 형태의 음식이 있고, 돌고 돌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금의 돈까스가 되었다. (...) 무엇보다 돈까스는 맛있다.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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