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이 책이 소개할 역대 대통령의 모습은 당연히 '대한민국의 현대사'와 맞물려 저마다의 (혹독한?) 면면을 드러내게 된다. 물론 이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권력의 행사도 있겠지만, 더 나아가 (지금껏)국민 스스로가 대통령을 어떠한 존재로 생각했는가를 바라보는 나름이 척도로 보아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오래전 대통령은 나라를 대표하는 엘리트이자, 국가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지휘하는 지도자와 같았다. 그야말로 국민들은 대통령을 의지하거나 두려워하며, 보다 뛰어난 군주상을 비추어보았고, 곧 그것은 국가의 경제적 성장과 부를 바탕으로 (정치적)정당성을 얻었다. 그러나 오늘날 국민이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은 조금 그 성격이 다르다. 더욱이 그러한 요구에 대통령과 그 정치세력이 얼마만큼 반응하는가에 따라, 현대의 정치적 균형은 보다 세심하고 또 급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결국 대한민국의 정치와 국민 사이에 어느정도의 균형이 이루어진 것은 '권력'을 이해하는 것에서, 권력을 부여하는데 필요한 정의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것이 (비교적)성숙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이때 책 속에 등장한 이승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르는 수 많은 대통령의 총체적 행보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이에 나는 그 의미를 국민의 입장에서 더이상 대통령을 '맹신하지 않는'자질을 기르는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과거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대통령은 존경받는 것 이상의 지위를 누렸다. 아니... 그렇게 강제되었다고 하는 것이 올바를 것이다. 그렇기에 과거의 대통령은 권위적인 모습이 많았다. 그리고 국민이 감시하지 않는 환경에서 개인과 그 주변세력의 이익을 꾀하다 정도를 벗어난 부정을 자주 일으켰다.
이에 오늘과 내일, 미래의 '국가 원수'가 이를 극복하고 변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는 것이 아닌, 그 국민 스스로가 변화를 일으킬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보다 올바른 민주주의 속에서 정치는 국민의 의지를 거스를 수 없다. 이에 국민이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민주적이고 청렴하며 능숙한 인물'이 대통령의 표상이라 주장한다면, 결국 우리들의 대표가 되기 위해서라도 정치와 대통령의 모습은 분명 과거와 다른 변화를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