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궁극의 쾌락은 이러한 보상을 떠나, 개인이 보다 자유로운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이 책이 소개한 디오게네스를 시작으로 자코모 카사노바에 이르기까지의 예를 살펴보자면, 문득 쾌락주의란 반사회적인 철학이라고 오해할 수 있겠으나, 의외로 곰곰히 생각해보면 최근의 엠제트세대의 특징으로 보여지는 행위에서도 유독 쾌락주의의 가치가 (자주)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실제로 엠제트 세대의 특징은 '싫은 것을 억지로 참지 않는다' 라는 공통점이 있다. 잘나가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 아니면 최소한의 노동 이후 스스로가 원하는 시간을 활용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 그 모두 개개인이 추구하는 즐거움 즉 쾌락이 다른 어떠한 가치보다 앞선다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처럼 과거 쾌락을 자제함으로서, 보다 성숙한 인간이 된다는 개념은 최근 그 힘을 (일부)상실해가고 있는 중이다. 다만 과거 쾌락이라는 이름하에 자행된 무분별한 행위, 이에 약물과 성을 아우르는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 쾌락의 추구를 방해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차 인간이 '모두'가 아닌 '나'의 필요를 우선으로 함으로서 발전시키는 어느 문화가 보다 성공적으로 정착이 된다면, 이는 어떻게 보면 순간의 쾌락과 만족이 가져오는 진정 즐거운 감정을 인간이 온전히 즐기며 살아가는 날도 머지 않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