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어진 리더들의 전쟁사 - 고민하는 리더를 위한
존 M. 제닝스 외 지음, 곽지원 옮김 / 레드리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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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전쟁사를 접하면서 마주하는 인물들... 특히 크게 주목하게 되는 이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생각나는 것은 커다란 책임을 져야 하는 국가지도자(전쟁지도자) 그리고 뛰어난 결과를 보여준 명장(지휘관)들이다. 물론 역사의 교훈을 배운다는 명목으로 패전사 또한 중요하게 다루어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속에 드러난 패장에 대한 평가는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자기합리화'(자기방어기지의 기록)와 전쟁 전문가들의 평가, 그리고 역사를 접하는 사람의 평가 등이 뒤섞여 한층 더 혼잡하고 또 모호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허나 의외로 패전의 주인공들은 쉽사리 '무능'의 굴레를 뒤집어 쓴다. 이는 결국 많은 사람들이 좋지 못한 결과를 이끌어낸 인물을 바라보며, 크게 그 원인을 파악하는데 '일반화 된 상식'을 적용시킨다는 것을 드러낸다. 물론 세상에는 완벽한 인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이 의외로 세상에는 결코 무능하지 않으나, 그 스스로도 깨닫기 힘든 '자기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고, 더욱 더 중요하고 높은 지위를 추구하다가 결국 비극을 만들어낸 인물들도 적지 않다.

이 책은 이 주제와 관련하여 꼭 필요하지만 보편적이지 않은 접근법을 채택했다. 역사적으로 상대의 탁월함이 아니라 스스로의 문제 때문에 크게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리더들을(...)

8쪽 추천의 말

그렇기에 이 책을 바라보는 독자의 입장에 있어서도, 등장하는 수 많은 군인(또는 지휘자)의 모습들은 단순히 패전의 결과를 가져온 사람들이라는 것에서 벗어나, 더욱더 세세한 면면을 바라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러일 전쟁중 일본군의 지휘관이였던 노기 마레스케의 경우에는 '여순 공방전'에서 보여준 과정과 결과만을 따지자면 결코 유능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해당 국가 일본에서 그의 역사적 평가는 단순히 비난과 무능을 지적받지 않는 것이 아닌 지도자로서의 능력, 당시의 역사적 환경 등의 한계점, 그리고 지휘자로서 모여준 그 밖의 행동 등을 참고하여 보다 유연한 평가를 받는다.

누구나 맹점이 있으며, 심지어 매우 유능하다고 여겨지는 장군들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약점들은 전쟁 상황에서 "무능함"이 된다. (...) 용맹함 끈기 "각본을 따르는" 임무 수행이 보상을 받는 일반적인 전쟁터였다면 노기에게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300쪽 노기 마레스케

이처럼 이 책 또한 단순히 그 지휘자들의 개인적 결함이나, 능력의 한계를 가늠하려는 의도가 아닌, 그 무엇이 이들을 비극으로 몰았는가? 에 대한 나름의 이유를 발견하는데 있다고 생각이 된다. 실제로 이들이 군대를 이끌고, 희생을 치르며, 심지어는 그 무력을 앞세워 학살을 자행한 이유를 살펴보면, 그 무엇보다 해당 지휘자가 지향하는 의지가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그 개인의 의지...소위 출세욕, 성취의 욕구, 또는 지나친 스트레스나 정신적인 결함(또는 능력의 결여)와 같은 다양한 조건들이 전장에 어느정도 영향을 받는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방법이 없다. 허나 중요한 것은 지휘관은 그 앞에 놓인 전장에서 그리고 그 현실 속에서 여느때와 같은 상식과 (스스로의) 노하우, 그리고 경험만으로는 결코 뛰어난 성과를 성취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누군가 말했던가? "인생은 개척하는 것"이라고... 결국 격변하는 전장 또한 가장 잔인한 형태의 인생을 축소한 것에 가깝다. 이때, 상식에 벗어나지 않고, 다만 종속되지 않으며, 보다 유연한 사고방식을 드러내 '많은 이들이 인정바는 어느 성과를 내는데 성공한 소수의 명장(또는 천재)들을 떠올려볼때, 이에 평범함과 무능함의 경계에서 이 책의 주인공이 되고 만 전쟁의 전문가?들은 과연 역사에 어떠한 인물로 남아야 하는가? 그리고 오늘날의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경고를 주고 있는가를 한번 설펴보는 것이 그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진정 탁월한 지휘관들은 그들의 사회가 강요하는 문화적 한계에 쉽게 적응하지만, 그보다 부족한 이들은 적응하지 못한다. 결국 성패에 따르는 최종 책임은 그 사람에게 있다.

223쪽 마르쿠스 리키니우스 크라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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