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지는 음식점, 다양한 사연을 품에 안은 가게의 일원들, 그리고 결국 한계를 뛰어넘어 성공의 가도를 달리는 줄거리를 바라보면서, 이에 내가 느낀 감상 중 하나는 '익숙하다' 라는 것이였다. 그도 그럴것이 조금 오래로록 (한국)영화나 만화 등을 접한 사람이라면 이른바 '짜장면' 에 담긴 서민의 애환?을 그린 작품들을 여러번 접할 기회가 있었다. 예를 들어 어느덧 서민들의 음식으로서 대중화되고 익숙해져가는 와중에서 이른바 중국집을 '짱개'라 부르는 사람이 늘어가는 와중 결국 '전문가로 인정받기 힘든' (또는 주변에 높은 평가를 받기 힘든) 대중 중화요리집의 모습은 이른바 이 책에 드러난 가게 주인 '두위광'의 모습과 같은 이미지로 굳어진다.
실제로 책 속에 등장하는 두위광의 모습은 오늘날의 '주방장' 또는 '쉐프'와는 조금 다르다. 거의 70이 넘는 나이에도 손수 요리를 만드는 모습은 고집스러우면서도 자신 스스로가 완성한 노하우에 절대적인 믿음을 가진 '장인' 그 자체다. 때문에 그가 가게를 운영하고, 주방에 군림?하는 모습은 격변의 대한민국 속에서 살아남은 저력??을 대변하는 우악스러움의 결정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이제 21세기에 이르러서도 그 고집이 통하리라는 법은 없다는 것에 있다.
이처럼 소설 속의 중국집 '건담 싸부'가 안고 있는 제일의 문제는 변화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물론 오래도록 가게를 지켜온 실력과 신뢰는 여전하지만, 역시나 세대가 변화하는 만큼 '함께 낡고 늙어가는 세대끼리의 신뢰'가 아닌 보다 다음 세대를 위한 변화... 또는 계승의 과정이 '건담'의 생존에 가장 필요한 요소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