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함 속 세계사 - 129통의 매혹적인 편지로 엿보는 역사의 이면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 지음, 최안나 옮김 / 시공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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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어떠한 순간을 마주한 '목격자들' 또는 이후 이를 기념하거나 기억하며 정리한 기록은 모두 세상에 역사의 기록라는 가치를 부여받았다. 때문에 기록은 이전의 어느 상황과 또는 글쓴이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귀중한 척도가 되어주지만, 적어도 이 책의 주제인 우편은 개인 사이의 통신수단으로 활용되는 부분 그리고 일반적으로 사생활(또는 내용)이 보호될 수 있는 (우편) 고유의 특징 덕분에 단순히 역사의 기록으로 치부하기에는 조금 난해한 부분이 있다.

허나 세세히 들여다 보면, 이 책에 등장하는 수 많은 인물들은 모두 세계사 속 높은 명성을 얻은 위인들이다. 때문에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연구하는 사람이나, 아니면 인물 본연의 역사적 평가는 내리려는 사람이나, 모두 이후 남겨진 편지를 '각각의 자료로서 참고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물론 이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면 훌륭한 사행활 침해 행위이다. 그러나 속된말로 그들 스스로가 공개하고 싶지 않은 내용이라면 죽기 전 "마땅히 불태웠어야 하지 않았겠는가?" 물론 나름 유서를 통해 파기를 요청한 인물들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인류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하여! 그들의 편지는 곧 세상에 경매로 곧 잘 올라오고는 했다.

(...) 당신이 16일과 21일에 쓴 편지를 받았소. 편지를 쓰지 않는 날이 많더군, 그때는 무얼 하고 있소? 아니요, 나의 사랑.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떨 때는 걱정이 돼서 그러오 (...) 오시오, 나의 사랑스러운 여인이여, 나는 당신을 자주 생각한다오(...)

1776년 4월 24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조제핀에게

그렇기에 (다행스럽게도!) 이후의 세상을 살아가는 '독자'는 이전 위인들의 인간적인 면 뿐만이 아니라, 어느 행동에 대한 고뇌, 그리고 무엇보다 어느 역사적 사건에 대한 그의 인식과 책임이 어느정도가 되는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책 속에는 단순한 편지의 내용 뿐만이 아니라, 역사에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 언제 누구에게 또 무엇 때문에 그러한 편지를 쓰게 되었는가에 대한 해석을 함께 곁들인다.

결국 편지를 매개체로 한 '어느 인물의 탐구'는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상당히 새로운 형태로 역사를 접하게 해주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어느 이가 상대에게 무엇을 전하는 과정을 통해, 대부분 많은 사람들은 그 스스로의 (마음의) 빗장을 열게 된다. 물론 어느 편지 중에는 어디까지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가식적이거나 정치적이거나, 또는 철저하게 상대의 비위를 맞추는 내용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 또한 결국 편지를 쓰는 발신인 스스로의 성격이나 목적을 마주할 수 있게하니, 결국 이 모두의 편지는 곧 발신인 모두를 발가벗기는 가장 유효한 열쇠가 되어준다는 감상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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