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짧은 분량의 일기... 더욱이 여느 한 인간의 기록에 불과하기에, 분명 당시의 커다란 역사적 사건이 없었다면 이렇게 후대에 책으로 엮일 일은 없었을 것이다. 각설하고 '세계1차대전'은 세계사에 있어서도 매우 커다란 비극으로서 이해된다. 그도 그럴것이 가장 격렬한 전쟁을 치룬 독일과 프랑스(또는 영국도 포함하여)는 '한 세대가 소멸했다.' 라고 정의할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는 단순히 무수한 생명을 잃은 것을 떠나, 향후 전쟁이라는 수단과 방법이 가져올 더욱더 잔혹한 미래를 드러내었지만, 안타깝게도 근현대의 인류는 그러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또 한번 세계를 전쟁의 무대로 끌어올린다.
그렇기에 1.2차 세계대전을 치룬 인류는 이제 '현대 전쟁이 지닌 파멸적인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지적인 형태의 분쟁과 '대리 전쟁'이라 불리우는 작은 전쟁은 여전히 발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의 전쟁이 확산되지 않는 것은 적어도 인류 스스로가 '역사를 통해 무언가 배우는 바'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그러한 배움의 연속성, 특히 반전 의식의 학습을 이어가는 역활로서, 이 책은 그러한 과정에 속에서 등장한 성과라 정의해도 틀리지 않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 책만 가지고는 1차대전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다만 한 병사가 징집되어 전장으로 향하는 '사실' 그리고 스스로 전쟁을 마주하며 어떠한 감정을 가졌는가에 대한 '기억' 등은 결국 한 명의 독자에게 있어서 인간성에 대한 눈을 뜨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