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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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앞서 고백하자면 나는 오페라의 유령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물론 뮤지컬로서도, 문학으로서도 세계적으로 이름높은 이 작품을 아주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해하는 것과 함께, (나름) 나 스스로가 다른 수 많은 평론과 감상에서 자유로운 무지의 상태에서, 어떠한 감상을 가질 수 있는가?를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에 있어서, 이 책은 그 나름대로의 실험?에 활용되어질 좋은 소재가 되어줄 것이라 기대한다.

잔인한 사람 또는 불쌍한 사람, 이처럼 작품 속 '유령'의 존재로 등장하는 에릭은 작품 속 등장하는 여러 등장인물들에게 있어서 다양한 인식을 심어준다. 예를 들어 오래된 오페라하우스의 터줏대감으로서, 그는 분명 자신의 존재를 은연 중에 비춤은 물론, 그 건물에서의 최대의 예우 그리고 보수를 요구하기도 한다. 때문에 아무도 유령의 정체를 모르지만 곧 많은 이들이 유령의 존재를 인정하고 또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며, 실제로 유령은 오페라하우스의 '그림자의 왕' 으로 군림한다.

그는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많이 하고 있어요, 또 그는 세상 사람들이 모르는 많은 것을 알고 있어요(...) 그는 유령이 아니에요 말하자면 하늘과 땅에 속하는 사람이에요.

294쪽

그렇기에 작품 속에서 유령은 곧 미스터리한 존재로서, 보다 많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과연 그는 어떠한 존재인가? 그리고 이후 일어나는 사람의 죽음과 도난 사건에 그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그리고 유령 스스로가 크리스틴의 '노래 천사'를 자청하며 곧 어떠한 대가를 바라게 되는가... 그야말로 그는 미지의 악마(또는 다른 존재)로서, 점차 독자들에게 어떠한 존재로 인식되어가는가? 에 대한 (줄거리 자체의) 흐름을 즐기는 것이 상당히 즐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불행한 에릭! 그를 동정해야 할까 아니면 저주해야 할까?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였다.

544쪽

결과적으로 에릭은 스스로의 뛰어난 재주 때문에 '유령'이 되었다. 물론 매우 흉측한 얼굴 또한 그가 유령의 삶을 선택하게 된 하나의 요소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코 유령으로서 타인에게 (공포의)'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만이 아닌 또 다른 내면의 욕구를 실현시키려는 여러 모습을 보인다.

이에 독자의 입장에서는 에릭이 추구하는 '애정' 그 무엇보다 '평범한 부부의 삶'을 손에 넣고자 하는 행위를 마주하며, 일종의 동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의 행보에 방해가 되는 모든 것을 에릭 스스로가 '해치우는' (현대적 가치 속의) 야만을 목격했으면서도 불구하고, 결국 많은 사람들이 작품 속의 여성 '크리스틴' 처럼 유령 에릭에게 동정어린 애정 또는 측은한 감정을 비출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나름 이 책이 지니는 특징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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