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에 앞서 고백하자면 나는 오페라의 유령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물론 뮤지컬로서도, 문학으로서도 세계적으로 이름높은 이 작품을 아주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이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해하는 것과 함께, (나름) 나 스스로가 다른 수 많은 평론과 감상에서 자유로운 무지의 상태에서, 어떠한 감상을 가질 수 있는가?를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에 있어서, 이 책은 그 나름대로의 실험?에 활용되어질 좋은 소재가 되어줄 것이라 기대한다.
잔인한 사람 또는 불쌍한 사람, 이처럼 작품 속 '유령'의 존재로 등장하는 에릭은 작품 속 등장하는 여러 등장인물들에게 있어서 다양한 인식을 심어준다. 예를 들어 오래된 오페라하우스의 터줏대감으로서, 그는 분명 자신의 존재를 은연 중에 비춤은 물론, 그 건물에서의 최대의 예우 그리고 보수를 요구하기도 한다. 때문에 아무도 유령의 정체를 모르지만 곧 많은 이들이 유령의 존재를 인정하고 또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며, 실제로 유령은 오페라하우스의 '그림자의 왕' 으로 군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