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가 세계를 제패하는 시대는 다시 오는가? - 인류 5천 년, 세계 패권의 역사
다마키 도시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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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의 패권에 도전하는 아시아의 국가가 있다고 한다면, 과연 어떤 국가가 떠오르는가? 물론 이전에는 일본이 유력한 후보였지만, 오늘날에는 쉽게 중국을 떠올릴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실제로 중국은 '일대일로'를 주요정책으로 삼았고, 또한 '중국몽'을 자국의 통치이념으로 삼았다. 그야말로 이전 세계의 중심이라 생각했던 중화 사상의 실질적 부흥을 목표로 삼았다는 것인데, 이에 이 책은 과거 실제로 중국이 황하문명을 바탕삼아 오랜 역사 속 거대한 영향력과 부흥을 이룬 사실과 함께, 이후 '굶주린 늑대'에 불과했던 서방세계에 의해 유린되는 과정을 겪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유를 살펴보고, 또 그 정보를 바탕으로 국가가 크게 '정치.경제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통찰'을 얻는데 목적이 있다 여겨진다.

조공무역은 중국이 이웃 나라에 비해 압도적인 경제력을 자랑해야만 성립하는 제도였다. (...) 주변 국가가 자국 선박으로 조공을 실어오기를 기다리기만 해도 충분했으며 물류 체계가 다소 부실해도 딱히 문제 될 게 없었다.

186쪽 조공 무역의 문제점

그러나 저자는 단순히 '중국의 역사'에 멈추지 않고, 서방과 동방을 아우르는 모든 세계사를 중심으로 '무엇이 물류의 역활과 혁명을 가져왔는가' 에 대한 다양한 탐구를 계속한다. 과거 오래도록 번영을 상징하는 황하 문명과 오리엔트 문명 등이 가지는 핵심은 크게 농업의 발전이다. 각설하고 풍부한 자원과 생산량이 가져오는 정치적 안정과 영향력은 오래도록 동방이 여러가지 영역에서 서방을 크게 앞질러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지만, 이후 서방은 '상업 네트워크'를 통합하며 이를 역전시키는데 성공한다.

만약 유럽인이 유럽 선박이 아닌 아시아 선박으로 1차 상품을 수입했다면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 이 점에서 생각해도 공업 제품 생산뿐 아니라 물류 지배 = 종속 관계가 성립한다는 사실을 이해 할 수 있다.

258쪽 지배 = 종속 관계

이처럼 현대 서방 문명이 가지는 영향력이 완성되기까지의 '역사적 사건' 들을 들여다 보면, 크게 함선과 대포가 떠오른다. 그러나 과거 대항해시대를 이어 제국주의가 형성되기까지 진정 서방세계가 추구한 것이 단순한 영토의 침략과 점령, 그리고 수탈에만 머물렀다면, 결국 이는 이후 발전하는 민족자결주의 또는 식민지의 독립 등을 기점으로 쇠퇴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오늘날의 수퍼파워를 자랑하는 미국을 포함하여,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여전히 유럽(서방)의 정신이다.

물론 이전 서방이 범선을 통해 형성한 바다위의 연결선을 확장하고 또 완성시키는 과정에서, 분명 수탈과 정복행위등이 빈번히 일어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산업혁명과 같은 또 다른 발전이 필요하게 된 이유를 따져본다면, 결국 서방이 확보한 1차 상품을 가공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또한 이후 가공한 상품을 다시 판매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 등을 사실상 독점한 사실 등이 드러난다.

패권 국가란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며 '자동'으로 이익을 획득할 수 있는 나라를 일컫는다. '일대일로'는 아무리 뜯어봐도 (...) 목적으로 한 정책으로 보이지 않는다.

271쪽 '일대일로'의 의미

물론 이전과는 달리 오늘날에는 '국가의 패권' 또는 '국가의 경제력'을 통해 모든 것을 강제하거나 독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적어도 패권 국가를 목표로 한 정책을 바탕으로 국가와 사회 시스템 사이에, 소비의 균형과 격차가 완만해지고 또 서로의 무역과 관계의 형성을 통해 안정과 번영을 약속받을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21세기를 넘어 미래를 위해 계승해야 하는 '과거의 유산'으로서 환영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오늘날 패권에 도전하는 강자 중국이 목표로 하는 것은 (단순히) 주변을 압도하는 것을 넘어선다.

이에 그들이 목표로 하는 것이 상대에 종속의 관계를 강요하는 것이라면, 이는 분명 21세기의 패권국이 보여야 할 모습이 아니다. 중국의 부흥, 중화민족의 우위가 상대의 종속에 의하여 완성되는 것이라면... 그것은 단순히 근현대 과거의 서방을 대신하여 군림하겠다는 의지이며, 이는 세계의 역사에 비추어, 시대의 정체를 넘어 역행할 수도 있는 커다란 갈등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때문에 이후 미래의 패권을 누가 어떠한 비전을 제시하며, 완성하는가? 는 결국 세계의 많은 국가의 미래를 좌지우지 하는 거대한 사건이 될 것이다. 이때 그 과정에서 보다 올바른 시선과 비판을 할 수 있는 척도를 제공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결과적으로 그것은 역사를 마주하며 갈고 닦은 통찰력. 그것이 최고의 무기이자 방패가 되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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