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소위 '현대인의 인식에 부합하는 종교의 모습'은 어떠한 것이 있는가? 이에 생각해보면 종교의 모습에는 크게 두가지 형태가 있다고 생각이 된다. 예를 들어 '신에게 다가가기 위한' 자격(또는 지위)을 가진 자들이 무녀와 신관 등에 한정되는 경우에는 결국 신전이라는 한정된 장소, 수행과 신탁이라는 독특한 행위 등이 신과 인간의 사이의 '신성'을 부여한다. (또는 연결점이라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렇기에 결국 사회의 독특한 역활을 수행하는 신분으로서 종교는 그 나름의 지위를 온전하게 누리는 하나의 세력이 될 수 있었으나, 이미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소위 전통적 종교의 모습에는 이와 같은 '관료제적 성격을 가진 종교'와는 다른 또 다른 형태가 존재해 왔다.
실제로 이 책이 탐구하고자 하는 주제는 크게 약물을 이용한 '영적 체험'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명한 델포이 신전의 무녀 '피티아'의 경우는 신과의 접점을 이루기 위하여 화산 가스를 흡입했다. 그러나 그 이전의 보다 원초적인 종교적 제의에 빠지지 않는 음료 '맥주와 포도주' 또한 넓은 의미에서 생각해보면 술에 취하는 행위... 또는 신체적 정신적 중독상태에 빠지는 것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한것이기에, 결국 (주제인) 종교적 황홀경에 전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주제는 어디까지나 '약물을 통한 종교적 환희'다. 즉 오랜 세월동안 인류가 전통적 발효음료와 맥각과 같은 자연적 환각물질을 통해 '정신을 흐리게 한 것은' 크게 개인적 행위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신과의 만남'이다.
때문에 그들의 제의는 신성한 장소도, 또는 자격을 지닌 신관도 필요치 않다. 그저 인간의 영혼과 그에 대한 매개체(약물)만 있다면 그 장소와 집단은 커다란 무아지경 속에서 신과 죽음 모두를 아우르는 신성과 접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랜세월동안 현대인들은 과거 사람들이 이러한 '자연적 약물'이 인체에 어쩌한 영향을 미치는지 '크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이해했다. 그야말로 인체에 미치는 중독상태를 설명할 때, 과거 인류가 크게 신비라는 종교적 해석을 부여한 것에 대하여, 그 바탕에 인간의 무지(아는 것이 없다)가 있었다고 정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