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나의 국가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 국가의 공용어와 문자를 사용한다. 그 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특유의 보다 첨단을 달리는 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또 사회 문화적으로 진보된 가치관을 통하여 형성되어진 많은 인식 등을 공유하며, 그야말로 '나'는 다른 수 많은 교육 등을 통하여 '현대의 국민으로서' '또는 문명인으로서' 어떠한 의무와 권리의 가치를 가늠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처음 이 책이 표현하는 이전의 역사는 오늘날 '당연하게 생각했던 수 많은 것이 없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물론 당연하게도 앞서 언급한 모든 것은 역사의 진행과정에서 발전한 결과물임이 틀림없다. 다만, 한 언어를 설명하는데 있어서도 (서양의 중세 초) 국가간이 아닌 나름 떨어진 도시 사이에서도 서로의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정도였다니... 그것은 결국 단순히 사투리라는 어느 방언의 문제가 아니라, 당시 사회 고위층들이 공유하고 독점한 (공용어의 지위를 가진) 라틴어가 막상 당시 사회의 (토착어)언어의 형성에는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것이며, 또한 서로의 활발한 교류가 아닌 독자적으로 성장한 당시 사회의 한 단면이자 한계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오늘날 라틴어가 (대중사회에) '죽은 언어'가 되었다는 점, 더욱이 각 유럽의 국가들이 스스로 자국어라 부를 수 있는 언어를 선택하고 또 발전시켜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결국 문명은 점차 자신만의 것이 아닌 보다 폭넓은 융합을 통해 나름 결과를 축척해 온 것이다.. 그야말로 역사는 보다 선진적인 기술과 가치, 또는 최초라는 지위에 대하여 눈여겨볼 것이 아니라, 그 어떠한 것들이 발생하여 전파되는 것이 어떠한 문화와 가치관 아래서 빛을 발하는가를 마주하고 또 현대에 있어서 그 가치를 어떠한 모습으로서 계승해야 하는가에 대한 끝없는 탐구와 시도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학문으로서 기능해야 마당하다. 는 것을 보다 학문적으로 접근한 것이 이 책의 주제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