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의 뿌리 - 조선시대부터 대한민국까지, 현대 한국군의 기원을 찾다
김세진 지음 / 호밀밭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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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대한민국 군대의 역사를 드러내려 한다. 그러나 엄연히 대한민국은 1950년 10월1일을 기점으로 국군의 날을 기념하고 있기에, 이에 단순하게 생각하면 국군은 지금까지 대략73주년의 역사를 이어 나아가고 있는 군사조직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나아가 국군이 한반도의 어느 역사... 또는 역사적 사명을 계승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결국 그 해답은 개인 각각의 역사적 의식 등에 의하여 크게 변화한다. 예를 들어 책 속의 주장에 따르자면 최근 정부를 중심으로 주장되어지는 대한민국 군대의 정체성은 독립군에 기인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대한민국의 군대가 독립군에서 오늘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자주성과 국방의 의의(또는 대의)를 상징하는 가치관 등을 평가할때, 대한민국의 군대는 과거 독립군이 지녔던 가치 등을 계승하는 존재이다. 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군대의 정체성을 일방적으로 재단할 때 어떠한 일이 발생하여 어떤 위험성을 갖는지도 살펴보았습니다. 군대의 뿌리를 특정 진영논리에 따라 규정하고 반복 학습 하면(...) 자기 정체성과 명분에 매몰되어 있을 때, 한반도는 (...) 식민지배와 분단 등을 겪어야 했습니다.

여는 말

때문에 저자는 단순히 국군이 가질 '역사적 정통성'을 주장하는 것이 아닌, 국군이 오늘날까지 어떠한 환경의 영향을 받게 되었는지, 또는 오늘날까지 국군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어떠한 가치관에서 발현되는가에 대한 보다 다방면의 원인을 발견하는 것에 그 의의를 두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

다만 오늘날에는 그 환경을 정의하는데 있어서, 보다 편향되어진 눈높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 물론 정부의 입장에서 매우 다양한 국민의 역사 의식(그로 인한 갈등) 을 봉합하는데 나름의 보편성을 추구하려 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고 해도, 다만 그 지나친 대의외 정의 등에 기댄 한반도의 역사가 결국 그에 반대되는 세력을 비도덕적인 세력, 또는 악으로 (매우 쉽게) 구분하는 단점이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역사라는 것이 그 결과를 추구한 상대 뿐만이 아니라, 초래한 스스로 또한 면죄부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결국 보다 명확한 해답을 추구하는 것은 반대로 역사의 본질에서 벗어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 나름의 설득력을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된다.

이에 안타깝게도 그 변화를 주도한 (역사 속) 환경의 이면에는 타국에 의하여 유린되어진 한반도의 역사가 드러난다. 특히 과거 독립군 또한 이미 대한제국이 일본제국에 의하여 병합되었기에, 엄연히 생각해보면 온전한 국가의 군대로서 기능하지 못했고, 또 군대로서 인식하기에도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국가와 국민을 지키야 한다는 의의를 더해 더 나아가 근현대사에 있어서 한반도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는데 그 뜻을 두고 대의를 행한 군사조직이라는 점에 있어서, 역사 속의 조선과 대한제국에 이어 대한민국의 국군으로 이어지는 '어떠한 연결점'을 발견하려는 '다방면의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미친다.

다만 저자는 단순히 그 숭고한 의의와 행동만이 아닌, 앞서 나라를 빼앗기고, 군대로서 온전히 존재하지 못했던 사실이 무엇때문에 일어나게 되었는가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역사적 인식과 반성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어느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정해놓은 답만 외우도록 강요한다. (...) 한국군의 뿌리는 무엇일까? 역사는 말한다. "한국군의 뿌리는 다양하다"고.

274쪽

그렇기에 과거 대한제국이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또 그것을 되찾는 와중에서 타국의 힘에 좌절되거나 외면받는 창피하고 잔혹한 역사를 통하여, 결국 당시 국제사회가 지닌 냉정함 을 마주하는 동시에,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정의와 윤리적 가치관 또한 그 스스로가 지키고 주장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없다면, 모두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만다는 사실을 한번쯤 되돌아보고 또 경계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이 책이 지닌 가장 중요한 내용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감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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