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 앤 100년 후에도 꼭 읽어야 할 세계 명작 1
케이 그림, 김난주 옮김, 쓰보타 노부타카 감수,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미야시타 에마 / 할배책방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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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등학생 시절에 '쉽게,즐겁게' 명작을 읽게 하자.

이처럼 위의 의도를 통해 이 책이 지어졌다면? 결국 어른으로서의 나는 책의 줄거리보다는 앞서 언급한 의도와 수단에 대하여 보다 눈여겨 볼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볼때 이 책이 가지는 강점 중의 하나는 바로 눈에 띄는 화려한 삽화에 있었다. 마치 수준높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연상하게 하는 그림들은 이제껏 접했던 어린이용 동화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퀄리티를 통해 나름의 유치함을 덜어내고 또 (어른으로서의 나에게도)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입시 공부를 포함하여 국어 능력은 모든 학습의 기초입니다. 어려서부터 명작과 좋은 글을 많이 접하면, 어휘가 늘고 읽는 힘도 좋아지는가 하면 상상력도 풍부해지고 - 중략-

명작과의 만남이 아이의 저력을 키워줍니다.

물론 단순히 명작이라는 명성에 기대어 무작정 읽으라 주문하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과거 빨간 머리 앤이 지니고 있었던 가치에는 '어려움을 딛고 성장한 소녀' 라는 나름 그 사회의 공감대가 존재했지만, 적어도 21세기 대한민국의 독자들에게 '물질,정신적 고난을 극복하려는 내용' 에 공감하라고 해봐야 그 얼마가 그럴 수 있겠는가? 때문에 21세기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은 결국 이 책의 내용을 접하고, 또 단순히 책을 본 소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발표하는 것을 뛰어넘어, 21세기에 앤은 어떠한 존재로 받아들여지는가? 에 대한 나름의 생각과 토론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포기하는게 아니에요. 그냥 꿈의 형태를 조금 바꿀 뿐이에요.

115쪽

허나 그러한 주문과 달리 나는 과거(접했던) 어린 시절의 앤을 다시끔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당시의 앤 또한 변함없이 천방지축이였지만 솔직하고 순수한 소녀로서 인식되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고아라는 불운을 벗어나 어린 나이에 누군가에게 친근한 친구이자, 또 누군가에게 둘도 없는 가족이 되기까지, 그 인연의 형성에 있어서 '고난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앤의 정신적 성숙함'은 그야말로 이 책의 이야기중 가장 중요한 가치관(또는 교훈)으로서 받아들여져 왔었다.

더욱이 앤이 지니고 있었던 활발함의 이면에 있었던 독창적인 상상력이 결과적으로 고아인 앤 스스로가 가지고 있었던 고독함과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그녀 나름의 고육지책이기도 했다는 것을 생각해볼때... 앞서 언급한 우정과 용서의 가치관은 더욱 더 빛을 발하게 된다. 어린시절을 넘어 결국 누군가를 위해 조금 다른 꿈을 이루어 나아가려 할때, 이에 도움을 준 여러 존재들은 결국 앤 스스로가 과거의 아픔을 겪어 이겨낸 과정 속에서 일구어낸 인연의 결과물이였다는 것을 한번 떠올려보도록 하자.

이는 분명 크게 '애정은 중요하다' 라는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당시 플란더스의 개, 사랑의 학교, 키다리 아저씨 등증 모두가 애정에 대한 나름의 아름다움을 발하지만, 적어도 이야기를 떠나, 주인공 스스로에게 애정을 가질 수 있는 인물로서 분명 앤 셜리는 (적어도 나에게 있어) 어느 주제곡에 걸맞게 영원이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운' 소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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