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행위를 떠올려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미용'이다. 다만 오래전 인류가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또는 동물지방 등을 발라 형태를 만드는 것은 본래 지속적으로 깨끗한 위생을 지속하기 어려웠기에 행한 나름의 대비책이라 할 만하다. 예들 들어 위생적이지 않은 머리카락은 그 자체적인 손상 뿐만이 아니라, 질병의 온상이 된다. 머릿니와 같은 기생물에서 벗어나고자 한 노력... 그것은 미용이라기보다는 의료의 영역에 가깝다.
다만 이후 인류가 머리카락에 부여한 의미는 앞서 언급한 두개의 영역을 뛰어넘게 된다. 심지어 전통적인 가치관에 의하여 목숨을 거는 경우도 생겨나는데, 실제로 한반도의 역사에 있어서도 단발령에 저항한 조선인들과 같이 그 현상의 이면에는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는 유학의 가치관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은 동서양의 경계를 뛰어넘고, 더더욱 신화와 예술 그리고 현실 사이의 경계 또한 넘어서는 다양성을 드러낸다. 실제로 머리카락의 스타일과 그것을 꾸미는 장신구의 존재, 그것이 곧 아름다움만이 아닌 다른 가치관을 상징함으로서, 곧 고귀함과 아름다움이 접목된 '이미지' 또한 구체적인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