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헤어웨어 이야기 - 신화에서 대중문화까지
원종훈.김영휴 지음 / 아마존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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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머리카락에 공을 들인다는 것은 분명 그 행위로만 따진다면, 시대의 흐름을 뛰어넘어 공통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어느)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오늘날에는 이해할 수 없는 스타일이나 집념 등이 소위 당시의 신분과 문화를 아우를 뿐 만이 아니라, 심지어 개인의 자존감에 있어서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결국 신체에 있어 가장 보잘것없어 보이는 머리카락이 의외로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한다.

머리카락의 터부가 일부 문화권 사람들 사이에서만 받아들여지는 인식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동양과 서양, 문명과 원시라는 인위적이고 협소한 구분은 물론, 어느 계통에 속하지 않은 삶에도 표출되는 전통이다.

69쪽 / 황금가지 터부

물론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행위를 떠올려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미용'이다. 다만 오래전 인류가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또는 동물지방 등을 발라 형태를 만드는 것은 본래 지속적으로 깨끗한 위생을 지속하기 어려웠기에 행한 나름의 대비책이라 할 만하다. 예들 들어 위생적이지 않은 머리카락은 그 자체적인 손상 뿐만이 아니라, 질병의 온상이 된다. 머릿니와 같은 기생물에서 벗어나고자 한 노력... 그것은 미용이라기보다는 의료의 영역에 가깝다.

다만 이후 인류가 머리카락에 부여한 의미는 앞서 언급한 두개의 영역을 뛰어넘게 된다. 심지어 전통적인 가치관에 의하여 목숨을 거는 경우도 생겨나는데, 실제로 한반도의 역사에 있어서도 단발령에 저항한 조선인들과 같이 그 현상의 이면에는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受之父母)라는 유학의 가치관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은 동서양의 경계를 뛰어넘고, 더더욱 신화와 예술 그리고 현실 사이의 경계 또한 넘어서는 다양성을 드러낸다. 실제로 머리카락의 스타일과 그것을 꾸미는 장신구의 존재, 그것이 곧 아름다움만이 아닌 다른 가치관을 상징함으로서, 곧 고귀함과 아름다움이 접목된 '이미지' 또한 구체적인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장발은 나의 삶의 방식이다. 독재자는 나의 장발을 조발하지만 나의 삶의 방식을 탈취할 수는 없다." 청년들은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강제로 깎이는 복종과 모욕을 경험해야 했다.

261쪽 / 고데와 장발 표현과 금지 사이

그리고 그 무엇보다 이전 '신성의 시대' 를 넘어, 오늘날에도 머리카락과 헤어스타일의 진보는 때때로 '아름다움의 상징성을 넘어' 인간 본연의 자유를 상징하기도 하고, 또 무엇에 항의하는 메시지의 한 형태로도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있다. 비록 어디까지나 개인이 가진 신체부위임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신체를 통해 형성한 인류의 집착과 긍지 또는 의미에 대하여... 분명 이 책은 수 많은 부분에서, 흥미로운 내용을 드러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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