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근대적 건강을 상상하다 - 근대적 과학지식과 해피 드러그 건국대학교 아시아콘텐츠연구소 동아시아 모더니티 7
김경리 외 지음 / 소명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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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드러그'(행복 약물?) 이는 언듯 들어보면 크게 일상생활에서는 들어보지 못하는 단어인 것 같지만? 오늘날 '건강보조식품'으로 팔리는 여러 약물 등을 떠올리면, 이에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현대인이 건강식품을 소비하는 것에는 크게 질병예방이라는 목적이 더해진다. 그러나 때때로 크게 효능이 보장되지 않은 발모제와 근력강화제, 또는 피임제 등이 소비되는 현상은 과연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 혹 그 이면에는 현대 사회적인 현상에 더해 개인 스스로의 욕구충족을 위하여, '삶의 질을 핑계삼아' 또 다른(형태의)소비를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처럼 보다 다양한 소비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인간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여건 (또는 시스템)이 구축되었다는 것이다. 이때 이 책은 그 시스템이 구축되어가는 과정... 흔히 근대의 발달과정에서 생겨난 새로운 소비문화가 만들어지는 와중 극동아시아 전체의 흐름에서 보여진 나름의 특징을 드러내려 한다.

두개의 신문광고가 의미라는 것은?

1920년 소비를 향한 대중의 욕망은 식민지로 전락한 조선에서도 끓어오른다. '박래품' '양품' 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을 통해 들어오는 상품의 소비는 '신세계'의 문명을 체감하는 지름길이기도 했다. -중략- 아래 신문기사는 '모던 걸' '모던 보이'가 되고 싶은 조선인들의 욕망을 그대로 보여준다.

139쪽 대중소비시대의 도래

그러나 새로운 소비의 시대, 특히 소비의 여유가 가져다준 시대의 흐름을 그리는데 있어서, (결국)식민지 조선의 지위는 너무나도 모호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당시 시대의 '제국주의'는 크게 식민지의 착취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제국 스스로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자본)시장의 확보라는 것에 주목하여보자, 각설하고 결과적으로 제국 일본은 본국 뿐만이 아니라, 식민지 조선에 있어서도 해피 드러그를 유통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크게 상품의 개발과 유통, 광고와 소비에 이르는 방대한 시스템의 발달을 불러와 (해당)소비자들로 하여금 근대의 가치에 걸맞는 욕망을 지니게 했다.

실제로 (책 속의) 여느 상품들을 광고하는데 있어서, 구시대의 '만병통치약'이라는 표현은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앞선 서양의 문화권에서 인정받은 지식(또는 권위),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는 것... 이른바 근대 가치관에서 보여지는 과학만능주의가 의학의 영역에까지 확산됨으로서, 이를 신뢰하는 풍조가 소비를 이끈다.

결과적으로 그 변화는 오늘날의 현대에도 그대로 계승되었다. 때문에 근대의 소비풍조를 이해하는 것은 현대사회의 많은 현상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야말로 정치(통치)와 상관없이 모두의 욕망을 상징한 해피 드러그는 그야말로 근대에 널리퍼진 '건강의 상품화'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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