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새로운 소비의 시대, 특히 소비의 여유가 가져다준 시대의 흐름을 그리는데 있어서, (결국)식민지 조선의 지위는 너무나도 모호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당시 시대의 '제국주의'는 크게 식민지의 착취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제국 스스로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자본)시장의 확보라는 것에 주목하여보자, 각설하고 결과적으로 제국 일본은 본국 뿐만이 아니라, 식민지 조선에 있어서도 해피 드러그를 유통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크게 상품의 개발과 유통, 광고와 소비에 이르는 방대한 시스템의 발달을 불러와 (해당)소비자들로 하여금 근대의 가치에 걸맞는 욕망을 지니게 했다.
실제로 (책 속의) 여느 상품들을 광고하는데 있어서, 구시대의 '만병통치약'이라는 표현은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앞선 서양의 문화권에서 인정받은 지식(또는 권위),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는 것... 이른바 근대 가치관에서 보여지는 과학만능주의가 의학의 영역에까지 확산됨으로서, 이를 신뢰하는 풍조가 소비를 이끈다.
결과적으로 그 변화는 오늘날의 현대에도 그대로 계승되었다. 때문에 근대의 소비풍조를 이해하는 것은 현대사회의 많은 현상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야말로 정치(통치)와 상관없이 모두의 욕망을 상징한 해피 드러그는 그야말로 근대에 널리퍼진 '건강의 상품화'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