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 : 재앙의 정치학 - 전 지구적 재앙은 인류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Philos 시리즈 8
니얼 퍼거슨 지음, 홍기빈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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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유행병 (코로나19)을 통해 당연히 전세계의 수 많은 국가와 사회 또한 재앙이라는 것에 대한 많은 성찰을 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미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는 질문은 그리 큰 공감을 사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결국 이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는 또는 개인은 어떠한 선택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이를 감내하고 극복하여 이후 미래를 혼란과 쇠퇴가 아닌, 진보와 발전의 방향으로 인류(또는 문명)을 이끌어 갈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의 탐구는 쉽게 '극복 이후'로 미루어지게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굳이 그 나름의 진단(또는 주장)을 드러낸 '상당히 두꺼운 책'을 지었다.

어떤 위기가 나타날 때마다 그것을 '전례 없는' 등의 용어로 묘사하는 사람들은 그 말을 통해 자신들이 역사에 무지하다는 사실만을 드러낼 뿐이란 점을 이 예는 알려준다.

136쪽

이때 역사는 매우 다양한 예를 드러내준다. 특히 과거 수 많은 문명이 쇠퇴한 사실... 그리고 그 멸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자연적이고 또 인위적인 상황을 통하여, 결국 인류의 역사는 끝임없이 재앙이라는 현상을 견디며 이어온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많은 재앙의 모습에서 보여지는 현상 중에는 언제나 무수한 희생이 동반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쟁은 무수한 희생자를 생산한다. 그러나 단순한 인위적인 전쟁이 아닌 자연적인 이유로 발생하는 기근에 있어서도 인류는 전쟁에 뒤지지 않는 희생을 치룬다.

물론 그러한 현상을 만든 주체 역시(거의)인류다. 인류...특히 국가의 정책으로 인한 무수한 요건이 재앙을 만든 예는 무엇이 있는가? 그리고 그 결과를 마주한 이후에는 이를 극복하는데, 얼마만큼의 희생이 필요했는가. 이에 적어도 현실적인 위협인 코로나19 역시도 무시할 수 없는 희생을 만들어내고 있고, 당연히 이는 진행중에 있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인류가 좀 더 지혜로워지기 위해서는 결국 과거에서 배우거나 좀 더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여 스스로를 속박하거나 하는 선택이 필요하다.

거리두기의 시대는 경제적 의미에선 침체의 시기, 그리고 심학적 의미에선 우울증의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Z세대의 우울함이 깊을 것이다. 이들의 대학 생활은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사실 신나게 놀아보는 것이야말로 대학을 다니는 목적 중 최소한 절반을 차지하는데 말이다.

614쪽 미래충격

그러나 현재의 인류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네트워크를 가지고 또 경제와 같은 현실적인 조건을 통한 긴밀하고 치명적인 관계를 통해 이어져 있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과거 유행병과 전쟁과 같은 재난에 대하여, 인류는 성문을 굳게 잠가두는 선택을 했지만, 현대는 그 선택에 따른 또 다른 (또는 치명적인) 후유증을 감내해야 한다. 이는 결국 역사를 통해 지혜를 구하는 가운데, 오늘날 현실에 부합하는 가장 희생이 적은 교훈을 뽑아내하는 것인데... 과연 그 해답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희생과 고뇌가 뒤따르게 될까?

감내하라... 내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결국 인류는 이후에도 끝없는 재난을 감내해야 한다. 과거 전쟁과 대기근그리고 흑사병을 포함한 치명적인 유행병은 분명 인류를 위협했지만, 결국 이 모두 감내한 역사는 이어져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또한 앞으로 진행되고 또는 언제 끝날지 모를 이 감염병도 언젠가 과거의 기억으로서 회상되고 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예가 될 것이다. 이때 오늘 어떠한 감내가 뒤따랐는가에 따라, (이후) 그 전염병에 대한 인식 또는 재앙에 대한 무게가 얼마나 달라지게 될 지에 대하여, 한번쯤 이 책을 통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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