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주근깨 공주
호소다 마모루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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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주 무대가 되어주는 가상현실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분명 오늘날 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가상세계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깊숙하게 침투되어 있으며, 더욱이(앞서) 현대의 아바타들이 누리는 인기, 그리고 그들이 현대사회의 사회.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거대해지는 과정을 통해... 어쩌면 이제 가상의 존재가 현실의 존재의 가치를 뛰어넘는 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미래(의 형태)까지 조금스럽게 생각해볼 수 있는 때가 왔다고도 생각이 되어진다.

이처럼 소설 속의 주인공인 '스즈'역시도 신기술?의 혜택을 입는다. 예를 들어 어린시절의 끔찍한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스즈)는 오래도록 본래의 천성과는 다른 어둡고 소심한 모습으로서 자신을 가두는 선택을 했다. 그러나 이후 가상세계와(U 서비스) 또 나른 나(케릭터 벨)을 통하여, 본래 원래의 스즈라면 감당하지 못할 인기와 관심을 누리게 되지만, 결국 최후에 스즈가 선택한 것은 자신의 스스로의 진짜 모습을 되찾는 것이였다.

당신의, 진짜 모습은, 어느 쪽이야?

166쪽

물론 그러한 결심과 과정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것은 '동기'이다. 더욱이 점차 벨의 노래와 외모? 그리고 그 정체에 대한 무궁무진한 관심이 쏟아지는 와중에서, 당연히 그밖의 기대(경제적 이익을 동반한) 를 품을 만한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녀는 한 마리의 용을 위해서 노래한다. '위험한 용' '난폭한 용' 그러나 '상처받은 용' 어째서 이에 스즈는 벨을 소모해버렸는가? 그것도 가상의 세계 자신과 전혀 인연이 없는 한 마리의 캐릭터를 위해서 그만큼의 관심을 기울일 수 있었을까? 그 해답으로서 나는 나름대로 앞서 언급한 동기에 주목해본다.

당신은 절대 내 존재를 얕볼 수 없어

330쪽

생각해보면 벨과 용은 내면이 서로 닮아 있다. 누군가에게 또 무엇인가를 잃은 경험을 가진 사람끼리... 이에 그 극복을 위한 시도에는 용기 또한 필요하지만 앞서 스스로와 또는 타인을 향하는 진심도 중요할 것이다. 이때 소설은 가면 뒤의 존재, 즉 벨의 모습을 한 스즈가 가지는 관심과 연민 그리고 진심에는 그 나름의 한계가 있음을 드러냈다. 물론! 오늘날 인터넷의 관심과 댓글, 그리고 온라인의 파워가 가지는 힘은 강대하고 또 치명적이지만, 그럼에도 역시나 상처입은 한 사람을 진정 움직인 힘을 낸 것이 (전세계적인) '수퍼파워'를 가진 벨이 아닌 스즈라는 주근깨소녀의 고백이였다는 이야기를 통하여, 결국 나는 오늘날 현대사회 속에서 '혹 소홀 할 수 있는' (어느)인간의 감정, 또는 시각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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