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의 역사 - 진정한 해방을 향한 발자취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혼다 소조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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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21세기의 세상 속에서 이루어낸 수 많은 발전과 성과 등을 바라보게 되면, 문득 과거에 있었던 일(문제들)은 이미 쉽게 해결되었을 것이라 생각되어질 때가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의 주제인 인종차별 또한 이미 과거와는 다른 평등과 권리가 주어졌을 것이라는 의식이 지배적이지만, 반대로 새삼 뉴스 등에 비추어지는 인종에 대한 차별과 희생 그리고 폭동과 폭력으로 얼룩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어느덧 나를 2020년이 아닌 때때로 1992년으로(LA폭동) 또는 이 책에 소개된 적이 있는 1800년대로 이끌며 (결과적으로) 오늘날까지 남은 깊은 흉터를 직접 들이대는 것 같은 불쾌감?을 전해준다.

미국 흑인이라는 개념이 -중략- 즉 혈통을 기초로 한 미국 역사 발전과정에서 형성되어 온 사회적, 정치적 범주라는 점을 강조해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24쪽 미국에서 흑인이란

일반적으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 '서양사' 속의 흑인들은 납치와 착취 그리고 희생으로 얼룩져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이전 노예선을 통해서 다룬 흑인들의 처절한 희생의 이야기, 그리고 대항해시대의 이면에 드러난 삼각무역의 상품으로서 흑인들에게 강요된 운명은 실로 가혹하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때문에 이에 노예이자상품으로서 다루어지는 사이 백인사회에 녹아든 흑인들의 인식에 더하여, 이에 점차 변화해가는 시대의 진보 가운데서도 결국 '평등'을 지향한 법률과 제도들을 무용지물로 만든 최대의 원인에는 (당시) 인간사회의 오랜 인식과 또는 차별과 우월 사이에서 올바름을 가늠하지 못한 인간 본연의 어리석음이 있었다.

반세기에 걸친 -중략- '분리하되 평등하다'는 원리를 '분리하는 것은 불평등하다'는 인종차별 철패로의 새로운 원리가 세워진 것이다.

197쪽 공민권 투쟁의 개막

이에 그 어리석음에 대한 반감과 저항, 그리고 그 무엇보다 노예로서의 삶을 강요당한 흑인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 저항의 역사는 분명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유명한 마틴 루터 킹의 연설에서도 드러난 '인격에 의하여 평가받는 나라'를 갈망하고 또 주장하기까지... 결흑인사회가 스스로 깨닫고 또 요구하며 행동하는 수 많은 사건과 의의가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분명 오늘날에도 미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가치이기도 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다만 오늘날에도 이 가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역시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차별과 편견이 건재하다는 뜻도 된다. 물론 책 속에 드러나는 노예제의 폐지와 투표권 부여, 그리고 백인전용제도의 폐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형식과 이념의 (개선)평등이 이루어져왔다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정작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는 인종간의 차이 즉 뿌리깊은 편견과 차별등이 과거의 '역사'를 넘어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현대는 '인종의 한(분노)' '한때의 우월감' '역사의 반성' '현대의 올바른 가치의 실현'과 같은 문제와 해결책이 마치 실타래가 엉킨 것과 같다고 생각된다. 이에 역사적으로 그 해결책을 제시 한 것은 앞서 언급한 (당사자들의)요구를 수용하는... 즉 법률과 행정을 통한 '평등'의 가치를 세우는 일이였으나, 이에 이 책을 접한 이후 나는 이에 한발 더 나아가 인간과 인간사이에 필요한 이해, 즉 인류에 또한 중요한 역활을 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각설하고 과거! 한때 투쟁과 갈등이 보다 진보한 세계를 만들어온 원동력이 되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세계의 완성에 방해가 되는 것 역시 그 때의 갈등 속에서 만들어진 상처가 원인이라는 것을 한번쯤 뒤돌아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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