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이 책은 고대 바빌론의 전체적 역사와 함께 그 고고학적 성과를 다루는 일종의 전문 학술서적으로도 평가 받을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실질적인 고대 바빌로니아 문명의 쇠락과 멸망에도 불구하고 그 문명은 기록과 구전 그리고 다른 문명의 '정치적 혈통'에 이용되어 계속해서 계승 (또는 이용)되었다는 것이였다. 이제 바빌론의 독자적이고 선진적인 문화들은 그 제국의 영향력 (경계)를 넘어, 고대 세계 전역으로 전파되고 또 발달하면서 결국 '바빌론의 유산'을 넘어 '바빌론에 대한 경이'를 낳는 존재까지 이른 것이다.
그 결과 대왕 알렉산더부터 로마의 황제 하드리아누스에 이르기까지, 그 무너진 벽돌담이 남아있는 작은 마을에 들어 '바빌론을 마주했다' 물론 그러한 행동이 당시 어떠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그들이 바빌론의 명성에 발걸음을 옮겼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어쩌면 당시의 바빌론은 오늘날의 서양의 그리스 문명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영향력과 상징성을 가진 가치로서 받아들여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