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의 역사 - 홀연히 사라진 4천 년 역사의 위대한 문명도시를 다시 만나다 더숲히스토리 1
카렌 라드너 지음, 서경의 옮김, 유흥태 감수 / 더숲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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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흔히 인류문명의 발달(또는 등장)과 그 '역사'를 접하는데 있어서 분명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각(바빌론과 수메르 아카드를 포함한 다양한 도시 문명들) 문명들의 발달된 모습과 함께, 천문학과 수학 그리고 실질적인 법률을 포함한 인간의 삶 전반의 지식과 시스템... 그리고 그 역사 뿐만이 아니라 신화와 종교의 경계를 아우르며 나름의 존재를 남긴 문명의 모습이란, 분명 그 오랜 시간 축척해온 시간에 대한 가장 흥미로운 증거라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생각되어진다.

그렇기에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한 '바빌론 문명' 또한 오늘날까지 끝임없는 발굴과 정립의 대상이 되어 그 나름의 역사를 축척해가고 있는 중이다. 다만 안타깝게도 이전 걸프전쟁과 이라크전쟁의 진행 과정에서 수없이 연구에 차질이 빚어진것과 함께, 그 무엇보다 (이라크 전 대통령) 사담 후세인 주도로 진행되던 '신 바빌로니아 복원사업'이 좌절됨으로서 생겨난 혼란과 파괴는 결과적으로 바빌로니아의 역사적 탐구를 (도리어) 뒤로 후퇴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기계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진흙벽돌 잔해를 철거하기란 매우 힘든 일이어서 대부분은 그대로 방치되었다 - 중략- 이러한 인공적 둔덕은 중동지역의 전형적인 고고학적 특징이다.

49쪽 바빌론의 쇠락한 폐허와 재발견

그래서일까? 결과적으로 이 책은 '바빌론의 문명사'를 다루는 책 중에서 친절하고 또 이해하기 쉬운 책은 아니다. 다만 오늘날까지 고고학적 성과로 축적한 바빌론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또 과거와 비교하여 어떠한 것을 보존하고 또 잃었는가에 대한 내용에 있어서, 분명 이 책은 가장 최신의 자료들을 취합하고 또 정리했다.

때문에 안타깝게도 이 책을 통하여 고대 바빌론의 의식주를 포함한 인간사 가장 밀접한 문화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렵지만, 대신 옛 도시국가로 시작하여 제국을 이루고, 더욱이 옛 로마와 현대사이에 흐르는 '바빌론이 가지는 상징성'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가에 대한 '흥망성쇠의 역사'만큼은 충분히 접할 수 있다.

이 시기 정착층의 고고학적 발굴이 매우 제한적이여서 바빌론의 건축물이 히타이트의 공격으로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중략- 바빌론은 살아남았으며, 카시트 왕조하에 새로운 삶을 이어 나갔다.

101쪽 패권국의 수도로 떠오르다

이처럼 이 책은 고대 바빌론의 전체적 역사와 함께 그 고고학적 성과를 다루는 일종의 전문 학술서적으로도 평가 받을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실질적인 고대 바빌로니아 문명의 쇠락과 멸망에도 불구하고 그 문명은 기록과 구전 그리고 다른 문명의 '정치적 혈통'에 이용되어 계속해서 계승 (또는 이용)되었다는 것이였다. 이제 바빌론의 독자적이고 선진적인 문화들은 그 제국의 영향력 (경계)를 넘어, 고대 세계 전역으로 전파되고 또 발달하면서 결국 '바빌론의 유산'을 넘어 '바빌론에 대한 경이'를 낳는 존재까지 이른 것이다.

그 결과 대왕 알렉산더부터 로마의 황제 하드리아누스에 이르기까지, 그 무너진 벽돌담이 남아있는 작은 마을에 들어 '바빌론을 마주했다' 물론 그러한 행동이 당시 어떠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그들이 바빌론의 명성에 발걸음을 옮겼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어쩌면 당시의 바빌론은 오늘날의 서양의 그리스 문명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영향력과 상징성을 가진 가치로서 받아들여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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