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패배자들 - 인생의 성패를 떠나 최선을 다해 경주한 삶에 대하여
유필화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 수 많은 사람들이 목표로 하는 '삶의 형태'라는 것은 분명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과 차이점이 드러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단 하나 뭉뚱그려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골인점... 말 그대로 성공의 보상을 받는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존경받는 삶, 또는 안락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리며 살고 싶은 욕망이 아닐까 한다.

이에 그 '욕망'에 비추어보면 이 책 속의 인물들은 제목 그대로의 패배자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패배의 결과가 오롯이 그에 걸맞는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또는 그러한 결과를 맞이할 수 밖에 없는 행동) 라고 누가 감히 정의하겠는가? 실제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테미스토클레스는 세계사 (또는 서양사)에서 가장 뛰어난 리더로 인정받는 위인 중 하나이며, 이에 뒤따르는 악비조차도 당시 송나라를 뛰어넘어 오늘날 중국에서까지 존경을 받는 무인이자 영웅이기도 하다.

이처럼 그들은 수 많은 과정 속에서 목표로 하는 바를 성취하기도 했고, 또 인간사회에서 미덕이라 불리우는 용기와 헌신을 보여주었으나, 안타깝게도 그 결과는 망명과 처형이라는 개인사 커다란 불행을 맞이하게 된다. 이에 저자를 포함한 독자들은 그 아이러니가 어떻게 발현될 수 있는가에 대한 나름의 탐구심을 가지고 그들의 삶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저자가 목표로 하는 독자들... 특히 수 많은 직원들과 회사라는 '지켜야만 할 것이 있는 리더' 이라면 더더욱 이 책은 나름의 '고민해 볼 가치'가 있는 많은 질문들을 던질 것이다.

자신의 반대 의사를 정확히 표시하면서도 윗사람과 계속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악비는 진회와 그런 관계를 설정하는데 실패했다.

137쪽 '악비와 비스마르크의 결정적 차이'

결과적으로 이 책이 가장 크게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유연함'이 아닌가? 하는 감상이 든다. 예를 들어 경영이라는 가치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바라보는 이상은 분명 하나이자 두개라는 모순점이 드러난다. 흔히 세상이 말하는 공정과 비지니스의 세계에서 통하는 공정의 차이... 이에 책임자로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환경과 필요성에 부합하는 것을 찾아내는 '통찰력'과 그것을 선택하게 하는 '결단력'에 대한 것이다.

이처럼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마주할 수 있는 것은 단순히 한 인간의 삶도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 대의와 목표 속에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역활과 한계에 대한 내용이다. 허나 안타깝게도 앞서 수 많은 패배의 결과를 통해 독자가 배워야 할 것은 명확하지가 않다. 예를 들어 패배의 반대가 승리라면, 이에 가장 승리에 걸맞지 않은 인물 '유방'(한나라 황제)의 성공은 과연 '정확히' 어떠한 조건하에 완성 된 것인가? 포용성? 개인의 매력? 방임주의? 이에 그 무엇이 정답이라 할 수 있는가?

결국 인생의 교훈이란, 최선의 것을 선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역사는 결국 하나의 분명한 예시와 정답을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것, 또는 과거의 인간과 환경이 만들어낸 수 많은 변칙 속에서, 가장 최선의 선택과 그 결과는 어떠했는가를 비추는 작은 등불의 역활을 다할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