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하고 결국 앞서 언급한 갈등의 장에서, 만약 이 책이 그 (각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데 사용된다면? 어쩌면 그것은 저자의 의도와 각오를 크게 회손시키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저자는 (이 책의 집필 이후) 세상을 떠났지만 그 와중에서 굳이 혐오의 역사를 써 내려간 것은? 과거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해 20세기 이후에 이르기까지, 그 오랜세월의 '지성' 의 본질 속에 '통제'와 '억압'의 가치가 녹아있음을 주장하고 또 개선하고자 하는 주장을 담기 위해서일 것이 분명하다.
이처럼 과거 남성과 여성의 역활이 분리되는 과정, 그리고 그 결과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인류...아니 남성 중심적 사회구조는 이른바 차별을 만들어냈다. 때문에 여성다움을 강요받거나, 남성과 같은 재능을 세상에 인정받지 못거나, 또는 학문과 도덕 그리고 종교가 말한 여성의 역활이 결국 (억압의) 굴레로서 이른바 '여성의 세계'에 속박하게 하는 등의 (역사 속)과정은 분명 부정 할 수 없는 '혐오의 역사'라 불리울 수 있다.
다만 이후의 문제는 이러한 역사의 진행과정과 함께, 여성의 지위와 역활 등이 여전히 '차별'과 '혐오'의 영역아래 놓여있는가? 그리고 점차 추구해야할 성 평등의 원칙이 정작 현대 사회에 어떠한 형태로 뿌리내려야 하는 가에 대한 지극히 현실적인 과제를 마주하는데 있다. 이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대한민국의 사회는 그 문제에 있어서 커다란 진통을 겪고 있는 중이나, 아쉽게도 저자는 대한민국 속의 혐오가 아닌 세계 속의 혐오를 극복하라는 커다란 대의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기에 나름 세세한 조언을 얻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 하나 크게 눈에 들어오는 글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