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무제의 시대는 미성숙함에서 성숙함으로 막 진행되기 시작한 시기라고 보면 될 듯하다. 아니... 그렇게 이야기를 정리한 저자의 글을 통해서 나는 과거 인물 한무제를 평한 책에 더해 역사적으로 드러난 한무제의 치세를 이해하는데 이 책에 큰 도움을 받았다.
각설하고 생각해보면 중국의 근현대사 특히 급변하는 정치.사상의 광풍 가운데서도 다시끔 유학의 본질이 되살아난 까닭에는 무엇이 있는가가 궁금해진다. 물론 과거에는 삶의 철학이자, 국가통치의 실질적인 세력으로서 강력한 영향력을 미쳤겠지만 최근 오늘날까지 법과 제도 그리고 철학이 이루는 균형가운데 '유학'이 강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것은 별개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다시 책 속으로 돌아가자면 한나라의 진행과정, 그리고 이후 국가의 제도와 이념 그리고 전통에 이르는 나름의 타협이 만들어진 그 틈바구니 속에서 유가과 법가의 성장은 곧 중화문명의 뿌리가 되어 준 것이 사실이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각 문화의 융합이 진행되기 이전, 그 개성이 뚜렷한 것이 긍지이자 장점으로 이해되었던 것은 당연하지만 이후 일본인인 저자와 한국인이자 독자인 내가 이 발자취(진행과정)에 주목하는 것은 그저 해당의 가치들이 오롯이 중국의 것이라 이해하고자 함이 아니라, 극동아시아 문화권에서 큰 영향을 미친 사상과 철학 그리고 현재의 지위를 이해함에 있어 결국 이 역사 또한 진보의 길(또는 인류에게 이로운 길)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