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고요하지 않다 -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최재천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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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가 사라진 시골 숲, 그리고 보기에 푸르른 산과 자연환경과는 다르게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산림 노후화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뉴스 등에서 드러난 그 많은 문제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소위 인간에 의하여 최적화된 자연의 모습이란? 그저 '인공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또 다른 황폐화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렇기에 크게 '자연속의 대화' 그리고 '인간과는 다른 생물들의 교류방식'에 대한 이 책의 내용을 접하고 있자면 당연히 보다 바람직한 모습의 환경이란 보다 소란스럽고 또 도시 못지않은 활력이 휘몰아치는 에너지가 느껴져야 할 것이라 여긴다. 실제로 벌레와 짐승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그저 조용히 성장할 뿐이라 여기는 식물들에 이르는 수 많은 생물의 소통방식에 있어서, 분명 이는 저마다의 진화가 이루어진 것이지만, 그보다 본질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객채 스스로의 생존방식을 만들어낸 하나의 '경이'라 정의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한 생명체가 다른 생명체와 소통하려면, 둘은 공명해야 한다. 그러니까 '같은' 언어를 써야 한다. 발신자는 자신이 보낸 정보에 맞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수신자에게도 있음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80쪽

실제로 자연의 '공생관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식물과 곤충간의 교류(또는 공명)이 필수적이다. 그야말로 저마다의 종도 다르고, 삶의 방식도 다르지만, 이들은 오롯이 생명체로서의 삶과 번식을 위하여 끝임없이 서로를 이끈다. 물론 그러한 단순한 교류의 장을 엿보고 기록하고 또 데이터로서 정리하고 저장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인류는 어쩌면 가장 뛰어난 종족일 수 있다. 허나 적어도 이 책의 주 무대인 자연속에서의 교류에 있어서는 그저 독자적인 길을 걸어가고 있는 인류만이 그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을 뿐이다.

각설하고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 대부분은 스스로의 독자생존을 꾀하지 않는다. 그저 스스로에게 필요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하여, 진화는 필요치 않는 부분을 퇴화시키고 또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놀라운 발달을 가져왔다. 때문에 여느 자연 다큐멘터리 등에서 보여지는 생명의 위대함은 때로 생명의 교류가 가져온 기적의 한 형태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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