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격언집 - 잘난 척 인문학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김대웅.임경민 지음 / 노마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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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세계에서 라틴어가 가지는 지위는 어떠한가?' '그리고 한자 문화권인 동양에서의 한문과 비교하여 그 둘(한문과 라틴어)의 공통점과 또 차이점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안타깝게도 이 책은 (완독 이후 문득 떠오른) 그러한 위의 두 질문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해답을 내놓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궁금증을 뒤로하고 중세의 '아다지아'(에라스뮈스 저) 즉 중세의 격언집이라는 본래의 가치와 더불어, 옛 사람들의 지혜... 흔히 고대와 중세 사이 소위 르네상스 시대를 매개로 한 학문의 변용과 확장의 과정에 대한 '공부 의지' 를 지니고 있다라고 한다면? 이에 이 책은 그 나름의 내용을 빌어 단순히 학문적 가치에 대한 것 뿐만이 아니라, 과거 고대.중세인이 가지고 있던 광범위한 인식 (세계관과 삶의 지혜 등) 을 접하게 하는 가장 매력적인 길로 독자를 안내 할 것이라는 감상을 가진다.

그러므로 고전.고대의 지혜를 발휘하여 자기의 주장을 펴는 능력이 학문적으로나 심지어 정치적 담론의 중요한 부분이였던 기대에 출간된 에라스뮈스의 '아다지아'가 당시에 가장 인기 있는 책들 중 하나였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서문 6쪽

물론 그 공부를 위해서 우선되어야 할 것이 '라틴어를 배우는 것' 이였다면? 정작 나 스스로부터 나가떨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에서 우선적으로 드러나는 내용은 아다지아에 기록된 격언과 함께 역자 나름의 해설 등이며, 이에 결국 독자 또한 그 무엇보다 해당 단어속에 녹아든 뜻과 (문장의)역사성을 발견하고 학습하는데 크게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태양의 빛은 모든 곳을 비춘다.

solum ommium lumen 솔룸 옴니움 루멘

실제로 먼 미래에 해당하는 '현대사회' 에 있어서도 이 책 속의 많은 격언들은 사회과 교육의 영역 구석구석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아니! 생각해보면 이는 단순히 아다지아를 원문으로 파생된 격언이 아닌, 오래도록 인류가 축척해 온 격언에 대한 것, 또는 옛 지혜에 대한 것을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라틴어로 그리고 출판물로서 보급하고 전파 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한 것 일지도 모른다. 이에 예를 들어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오롯이 (라틴어의) 발음과 뜻(또는 개념)을 온존한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통용되는 전통적인 속담과 이 아다지아에 수록된 격언에서 보여지는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면, 결국 이를 마주한 나의 감상은 '다른 문자와 발음과는 달리, 그것이 함축하고 있는 지혜는 의외로 공통적이라는 것'이였다.

"빈통은 쉽게 구른다" 이에 한국의 속담으로는 어떠한 것이 있는가? (빈 수레가 요란하다?) 그리고 그 둘을 비교하여 그것이 상징하는 바는 과연 크게 다르다할 수 있는가. 결국 속된 말 이기는하지만 옛 지혜라고 해봐야 '모두가 뻔한 이야기' 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이처럼 오늘날의 현대인들 또한 오래도록 교육과 경험 등을 통하여 깨우친 진리들을 알고 있기에... 이에 결과적으로 이 책은 모르는 것을 알아가는 것에서 벗어나,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서양세계에서의) 과거를 더듬어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에도 그 (나름) 의미가 있다고도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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