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고나가야 마사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박경수 외 감수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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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매우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세상에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라는 말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오늘날까지 발전한 의학의 상식에 비추어보게 된다면, 역시나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수 많은 인물들이 보여준 증상과 그것을 마주한 사람들이 생각한 의식이란 때론 매우 흥미로운 것이라 독자를 이끌지만? 반면 해당 인물들의 인생과 역사적 의의에 대하여서는 그 대부분에 있어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는 감상을 남기에 하기 충분하다 여긴다.

유럽역사에서는 '막시밀리안'이라는 이름을 가진 왕, 귀족이 자주 등장한다. -중략- 이는 '크다', '거대하다' 라는 의미로 '존귀하고 거대한 황제', 혹은 '대귀족' 의 뉘양스를 담고 있다.

47쪽

그러나 이야기를 이끌어가기에 앞서, 먼저 저자가 역사학자가 아닌 의학 전문가의 지위에 있다는 것을 언급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때문에 이 책은 분명 세계사에 활약한 수 많은 인물들이 존재하지만, 최종적으로 그들의 행동과 선택 가운데서 '질병'이 얼마만큼의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해서는 역시나 이 내용 전체를 온전하게 신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성녀 '잔다르크를 이야기 할 때, 그녀가 주장한 '신비 체험' 등을 병리학적인 영역에서 생각한다면? 분명 충분히 저자와 같은 결론에 도달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프랑스사 뿐만이 아닌 세계사의 보편적인 지위에 있어서 그녀가 '측두엽뇌전증'을 앓고 있었다는 주장은 여느 결국 여느 가설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이후 연구가 진행되고, 또 역사학자들과 대중들 모두의 역사적 합의가 마무리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오늘날에 있어서, 이 내용 모든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를 표하는 것은 그리 적절하지는 않다. 그저 저자의 의도와 같이 역사에 흥미를 가지고, 또 그 역사를 마주할 원동력을 얻는데 이 책이 쓰여진다면...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나름의 의의를 훌륭히 수행한 것이다.

'그가 과연 이 중요한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149쪽 루스벨트 대통령을 평가한 찰스 월슨 모란의 회고록 중

각설하고 고대의 근친혼과 유전적 특징과 같은 어려가지 연관성으로 인하여 발현되는 것에 있어서, 분명 그 대표적인 것은 외모에 두드러지는 특성이 제일이겠지만 역시나 이 책의 주제에 비추어 생각해본다면 '내면의 문제' 즉 유전과 질병 사이에서의 인과관계와 그 질병을 통해 고통받은 지도자와 그 지배 시스템이 가진 특징과 한계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전 전통적인 왕조에서의 보여지 군주의 모습과, 이후 권력이 세습되지 않는 지도자의 모습... 그 차이점과 달리 묘하게 공통적인 것을 발견하게 된다면 이 책은 그 핵심에 '병든 뇌'에서의 연결점을 꼽으려 한다. 특히 발광과, 무기력증, 그리고 남다른 통증에 고통받는 와중에서도 권력과 의무가 주어진 존재가 반대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선택을 하도록 강요받게 되었을 때, 이에 역사는 그 현상에서 대부분 국가와 사람 모두에게 있어서 안타까운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

물론 오늘날에도 치매와 같은 뇌의 질병은 무서운 것이다. 더욱이 그 발병의 이유도 또 효과적인 치료방법에 대해서도 의학은 꾸준히 그 해답에 도달하려고하지만 역시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묘연하기만 하다. 그러나 적어도 과거 사람들과는 달리, 현대의 사회 시스템은 (나름) 대의명분에 가려 지도자와 국민 모두가 고통받는 것을 지양한다. 또한 고통받는 개인을 마주하는 시선에 있어서도 이전과 같은 무지와 무관심과는 달리, 여지껏 축척해온 지식과 안전장치를 통한다는 것에 있어서도 확실히 역사의 흐름에 있어 '현대'는 과거 여느 시대와 비교해 진보해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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