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원전 번역본) - 톨스토이 단편선 현대지성 클래식 3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홍대화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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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대한 감상을 쓰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때문에 과거의 감상과 오늘날에 느낀 감상... 그것에 대하여, 결국 서서히 변화한 사회와 개인을 돌아보며, 나는 톨스토이가 주장하는 '사랑'이 단순히 그의 희망만이 아니었음을 절실하게 느끼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실제로 오늘날의 (대한민국 속) 사회는 보다 선진화되었다. 개인의 권리가 강화되고, 부조리에 저항하는 목소리가 힘을 싣고, 그리고 그 무엇보다 자유를 배경으로 누릴 수 있는 어느 것은 분명 이전 과거와 비교했을때 더욱 더 그 폭이 넓어지고 또 다양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반대로 이러한 흐름사이에서 현대 사회가 점차 잃어가는 것이 있다는 것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게 된다는 것, 그리고 각각의 능력에 따라 더 높은 지위와 재산을 소유할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는 것에 대하여, 이에 비판을 한다는 것은 (나름)올바른 주장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헌대)독자의 입장에서 이를 비판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면, 결국 이 책은 좌.우로 나누어져 격렬하게 대립하는 대한민국의 이념싸움에 휘말려 그 참뜻이 왜곡되어 버릴 수도 있다. 때문에 나는 오늘날 "탐욕이 비극을 부른다" 는 이 책의 주제가 이른바 도덕적 올바름과 함께, 자제와 겸손이 미덕으로 인정받던 과거와는 다른... 보다 자유로워진 이 시대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지가 매우 궁금하다.

저는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염려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랑 하나만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이제 깨닫게 되었습니다.

40쪽

각설하고 감상을 표현하자면, 이 책은 현대사회에서 이른바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예들 들어 과거 전통적 제도와 신분을 통해서 부여되는 '특권과 격차'가 큰 문제로 지적받았다면, 이에 오늘날에는 그저 자유의 이름아래 부와 권리를 남용하며 형성되어진 '신 자유주의'(또는 개인주의)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른다. 이른바 '자신에 대한 염려로 살아가는 세상' 그리고 나의 권리와 자유가 제일로 추구되고, 타인의 배려와 사랑이 '선택사항'이 되어버린 오늘날의 현상에 대하여, 어쩌면 이 책은 그러한 그러한 흐름 사이에서 한번쯤 뒤를 돌아볼 쉼표의 역활을 수행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감상을 받는다.

이처럼 이 책은 얼핏 신앙적 관점에 기댄 내용이라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결국 그 내용 속의 '사랑'을 탐구하다보면, 결국 저자가 추구하려 했던 사회적 프로그램, 또는 이상에 대한 나름의 주장을 발견할 수 있다. 과거 격차가 핍박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목격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탐욕과 욕망이 크게 전쟁과 죽음과 같은 '피의 순환'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을 체험한 사람으로서, 결국 그는 우선적으로 인간의 도덕적 완성을 주문하는 인물이 되어 간 것이라 생각된다. 조금 더 풍요롭게, 더 많이, 더 안정적으로...를 추구하며 이에 국가와 개인이 선택해야 하는 방향은 결국 어디인가? 이에 혹여 나 또한 그 목표를 통하여 '전쟁 같은 삶'을 살고 또 그에 익숙해지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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