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기에 이 책 역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학습하기 위한 교과서가 아닌, 그저 삶이 미숙하거나, 스스로 더 나은 지성을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나름의 권장도서의 지위를 가진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에 따라서는 저마다 윤리학과 정치학 등 필요한 분야의 '완역'을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적어도 아직 철학을 접하기 시작하려는 사람들이나, 바쁜 현대인으로서 쉽사리 시간을 내지 못할 때 이에 '초역'은 그 나름의 장점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이처럼 초역은 저자 나름의 내용에 대한 이해, 그리고 전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지식의 깊이가 없다면 그 (책으로서의) 장점이 크게 손상되는 단점이 있다. 그야말로 '원작에서 발췌하다'는 행동을 통해서, 적어도 저자는 그 압축된 내용를 통해서 (스스로) 아리스토텔레스를 해석한 교훈적인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이에 나의 감상에 따르자면 이 책은 보다 폭넓은 분야의 내용을 '요약 정리 한' 책으로서는 그 장점이 있지만, 이를 다르게 표현하자면 하나의 '책 속의 명언집'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성에 기댄 '실질적인 지침'을 얻어내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쉽고 또 매력적인 책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지성의 본질 더욱이 나 스스로가 지금껏 주장해왔던 '최선의 철학'을 추구한 인물 아리스토텔레스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이 책은 그저 짧은 가이드북의 역활을 수행 할 뿐이다. 때문에 이에 '나'는 다른 많은 독자들이 이 가이드북에서 멈추지 말고, 스스로의 의지로 철학을 향한 여행을 떠나주기를 바란다. 이에 개인적으로 읽었던 맹자와 공자, 그리고 서양의 소크라테스같은 다양한 철학과, 이 아리스토텔레스가 표현하는 같음과 다름의 메시지를 (저마다) 이해하고 또 정립하고 순간을 맞이했을때... 나는 비로소 그때가 되어서야 앞서 언급한 스스로의 나만의 정의를 완성하는 또 다른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