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고대~근대 편 - 마라톤전투에서 마피아의 전성시대까지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빌 포셋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히 역사를 비추어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어쩌면 그것은 어느 상황과 필요성, 그리고 선택의 가능성 등에서 가장 합리적인 것을 택할 수 있는 교훈, 즉 데이터를 뽑아내는데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의외로 세상 속에서 다루어지는 역사의 활용에는 이른바 정치.인문학적 가치에 기대어, 어느 민족과 계층간의 합일과 (반대의)갈등을 조장하며, 최악의 경우에는 그 역사의 의미(결말)을 변질시켜 스스로 주장하는 바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이른바 외곡된 역사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역사에 만약은 없다" 라는 단어를 (학문의)철칙으로 삼으려 한다. 물론 그 이면에는 역사의 해석 뿐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활용에 있어서... 그야말로 나름 폭 넓은 가능성을 열어 둔다는 것은? 물론 그 발전될 가능성을 열어놓는 동시에,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피치못할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을 인식하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이에 기대어 생각해보면, 이 책이 표현하는 가능성, 흔히 '가상에 기댄 해석'은 당연히 역사로서 받아들인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이처럼 저자는 '흑역사'라는 단어를 빌어, 인류의 역사 최악의 결과를 낳은 많은 사건들과 인물들을 드러내지만, 이에 독자 스스로가 "만약 그랬더라면"에 기댄 주장에만 귀를 기울일 경우 분명 이 책은 저자 스스로가 의도한 것을 떠나, (tv방송) 서프라이즈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버린다.

인류의 역사는 수 많은 제국의 몰락을 목격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몰락을 막지 못했냐고?

83쪽

그러나 조금 더 나아가, 어째서 저자가 '역사의 결말을 넘어' (어떠한) 가능성을 열어 놓는가?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해보게 된다면, 그것에는 오래도록 철저하게 반성해 온 역사의 본질 그자체에 대한 저자 나름의 비유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책 속의 헤이스팅스 전투와 색슨왕가의 몰락, 그 중심에 선 인물 '해럴드 고드윈슨'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며, 저자는 역사 속 노르만 왕조의 형성과는 다른 색슨 왕가가 지속되었을 경우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물론 그가 주장하는 바의 핵심은 단순한 권력구조의 변화가 아닌 대의적 행정(정부)을 대체한 과두정치가 만들어낸 왕국과 중세의 모습, 그야말로 고대 민주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법치주의 국가의 등장을 지연시킨 '전쟁'과 '지도자'를 마주하며, 보다 더 나은 시대를 열어갈 수 있었던 기회의 상실과 그 사실 등을 가늠하는데 있을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 자유와 권리, 그리고 인권과 민주주의로 이어지는 정치.사회적 개념과 제도가 완성되기까지, 인류는 기나긴 암흑의 터널을 지나고 또한 큰 희생을 치루었다. 이에 저자는 인류(또는 지도자)가 조금만 더 현명했다면? 그리고 현대의 최선의 방향성을 향한 '역사의 방황'이 조금만 더 짧았다면? 이에 결과적으로 최소한의 잘못을 극복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물론 이에 내용을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이는가, 그리고 그 나름의 해석을 통해 (저자의)주장을 마주하는가에 대해서는 독자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는 하다. 다만 나는 지금껏 하나의 해답과, 무책임한 가설... 그 가운데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맞추어 던지는 '의외의 질문들'이 나름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그림으로 성공한 히틀러, 빙산을 피하는데 성공한 타이타닉, 스탈린을 밀어낸 레닌... 이처럼 일어나지 않은 가상의 역사가 흥미로운 까닭은 무엇이고, 또한 그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실질적은 원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를 거울삼아 대비해야 하는 것이 역사의 가르침이라면? 과연 독자들은 이 망상의 이야기에서, 어떠한 본질을 뽑아내야 할까? 어쩌면 바로 그것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진짜 목적이 아닐까? 그야말로 역사의 최악을 마주함에 있어서, 오롯이 그들의 잘못과 어리석음에 주목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당시 최선의 선택, 그리고 다수가 고심을 거듭하며 이끌어낸 선택이 결과적으로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내게 된 이유... 이에 나는 그것에서 역사 속에서의 한계와 진보의 본질 그 많은 것에 대한 생각거리를 건져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