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중국해, 힘과 힘이 맞서다 - 교역의 중심, 동·남중국해를 둘러싼 패권 전쟁 메디치 WEA 총서 10
마이클 타이 지음, 한승동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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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흔히 고대 지중해의 해양문명의 모습과 함께 이후 서방의 대항해시대로 이어지는 세계관과 비교하여, 어쩌면 동북아 역사에서 비추어지는 해상.교역의 모습은 조금 그 빛을 잃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미친다. 그러나 최근 (명나라) 정화함대가 재평가를 받고, 그 밖에 한반도의 역사에 있어서도 백제국의 모습과 신라 장보고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는 만큼! 분명 동북아의 각 국가 또한 저마다의 해상을 활용하는 예를 찾아 볼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보다 밀접한 교류로 발현되는 문화의 교류 또한 이루어졌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국제성세로 바라본 동북아의 바다는 그야말로 단순한 바닷길이자, 문화의 통로라는 순기능에서 벗어나 이른바 약육강식의 장이자, 보이지 않는 국경선에서 발생하는 알력의 무대로서 비추어지는 것 같다. 특히 과거의 정책을 떠나, 일대일로를 천명한 강국 '중국'의 영향력이 확장되면서, 이에 앞서 이점을 선점한 미국과 그 밖의 권리를 침해당한 많은 해당국의 위기감 (또는 불만)은 날로 높아져가며, 결국 그것이 국가차원의 이해관계를 넘어, (해당) 민족끼리의 갈등으로도 확산되어간 점을 생각하면? 분명 이는 앞으로도 쉽사리 해결되기 힘든 기나긴 진통을 가져다 줄 것이 분명해보인다.

때문에 이에 국제문제를 인식하고, 또 이를 해결할 실마리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전통적인 방법 중 하나'로서 이 책은 아시아의 해상역사, 특히 동남중국해의 관계와 질서, 그리고 침탈의 역사로 이어지는 고대와 현대의 폭넓은 역사를 탐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려 하지만 동시에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도 만들고 있다.

247쪽

그러나 흔히 영유권을 주장하는 배경 속에는 항상 명분으로서 '역사'가 이용되는 만큼 (해당 국가) 그 각각의 역사관에는 단순한 사실관계를 떠나, 주관적 해석이 뒤섞이기 마련이다. (한.일 독도 영유권 분쟁을 생각해보자) 그렇기에 이에 한발 물러서 당사국(또는 이해 당사자)의 시선에서 벗어나, 제3의 분석을 접해보는 것도 어쩌면 매우 바람직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각설하고 이 책은 오래도록 세계사적으로 영향을 미친 나라, 영국에서 작성된 동양학이다. 그야말로 오랜 제국주의시절부터 축척된 타국에 대한 이해와 분석, 그리고 접근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오늘날 동양권에서 살아가는 '나'에게 있어서도 분명 이 책의 내용 상당 부분은 그저 낮선 이해에서 마주하는 생소함이 아니라, 보다 치밀한 탐구를 바탕으로 한 믿을 수 있는 정보로서 받아들여졌다.

때문에 이후 과거의 역사 뿐만이 아니라, 오늘날 어떠한 현상이 드러나고 있는가?에 대한 해석(또는 주장)에 있어서도 이 내용들은 상당한 신뢰성을 지닌다고 생각한다. 제목 그대로 동.남중국해의 균형이 변화하는 현상을 바라보며, 이에 전통적인 강자와 근래 패권이라는 단어를 쫒는 신흥강자와의 힘겨루기에서... 이에 단 하나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은? 그것은 오늘날 중국이 어색하게나마 꿈꾸는 새로운 관계, 그리고 앞으로 추구하려는 목표를 이루려는 과정에 있어서, 흔히 배려와 타협 협력의 관계가 아닌, 힘과 영향력을 앞세운 전근대적인 승리를 추구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과거 매력적인 향료제도에서 근대의 중계항이자 식민지의 역사를 이어간 (동아시아) 바다의 역사를 망각한 체... 어쩌면 중국은 결국 이들의 리더가 되고자 하는 희망과는 다르게, 매우 치명적이고 어설픈 방법을 통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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