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흔히 고대 지중해의 해양문명의 모습과 함께 이후 서방의 대항해시대로 이어지는 세계관과 비교하여, 어쩌면 동북아 역사에서 비추어지는 해상.교역의 모습은 조금 그 빛을 잃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미친다. 그러나 최근 (명나라) 정화함대가 재평가를 받고, 그 밖에 한반도의 역사에 있어서도 백제국의 모습과 신라 장보고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는 만큼! 분명 동북아의 각 국가 또한 저마다의 해상을 활용하는 예를 찾아 볼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보다 밀접한 교류로 발현되는 문화의 교류 또한 이루어졌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국제성세로 바라본 동북아의 바다는 그야말로 단순한 바닷길이자, 문화의 통로라는 순기능에서 벗어나 이른바 약육강식의 장이자, 보이지 않는 국경선에서 발생하는 알력의 무대로서 비추어지는 것 같다. 특히 과거의 정책을 떠나, 일대일로를 천명한 강국 '중국'의 영향력이 확장되면서, 이에 앞서 이점을 선점한 미국과 그 밖의 권리를 침해당한 많은 해당국의 위기감 (또는 불만)은 날로 높아져가며, 결국 그것이 국가차원의 이해관계를 넘어, (해당) 민족끼리의 갈등으로도 확산되어간 점을 생각하면? 분명 이는 앞으로도 쉽사리 해결되기 힘든 기나긴 진통을 가져다 줄 것이 분명해보인다.
때문에 이에 국제문제를 인식하고, 또 이를 해결할 실마리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전통적인 방법 중 하나'로서 이 책은 아시아의 해상역사, 특히 동남중국해의 관계와 질서, 그리고 침탈의 역사로 이어지는 고대와 현대의 폭넓은 역사를 탐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