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이야기 2 - 진보 혹은 퇴보의 시대 일본인 이야기 2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날까지 형성된 일본인이라는 상식에 기대어 생각하여보면, 어쩌면 그 독특한 모습은 대부분 에도시대라 불리우는 긴 시간의 흐름속에서 형성되고 다져지며 또 (일부)계승되어진 결과라고 생각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일본어로 '에돗코' 라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에 역사와 문학 그리고 대중매체를 통해서 보여지는 에도시대의 모습은 분명 옛 봉건제 속에서도 특이했던 것... 마치 지방분권적 행정 속에서도 보여진 '중심점'에 대한 자부심과 동경의 가치가 녹아있다.

실제로 당시 세계적 밀집도를 자랑하기까지 성장하는 에도의 모습은 오늘날 인구와 자본이 집중되어진 '수도'로서의 역활과 성장의 모습을 따른다. 때문에 그 속에서 보여지는 많은 사회적 모습과 함께 드러나는 문제점에 있어서도 어쩌면 그 많은 부분에 있어 도심지를 바라보는 시점에 서서 이해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도시의 공기는 사람을 자유롭게 해준다" 라는 중세 독일의 격언처럼 에도 시대에도 도시의 공기는 사람을 자유롭게 만들었습니다. 그 자유의 대가로 위생적으로 문제가 있는 도시에서 건강을 잃는 것이였지만, 많은 피지배민은 가문과 마을의 전통에 얽매이며 농촌에 살기보다 건강을 잃더라도 자유롭게 사는 쪽을 택했습니다.

172쪽

다만 문제점은 오늘날의 도심지와 수도로서의 역활과는 사뭇 다른 '도쿠가와 막부'의 에도는 중세의 도심지로서, 보다 독특한 차이점이 드러난다는데 있다. 예를 들어 당시 건축술과 소재의 한계가 낳은 목조건물의 밀집은 화재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기에 에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화재라는 재해(또는 인재) 에 고통을 받고 또 이를 예방하는 방법(또는 미신을 더한 믿음)을 만들어내었으며, 더욱이 본질적으로 개인적인 재산(물건)을 축척하지 않는 (대체로 서민들이 택한) 생활방식을 선호하게 된다.

또한 신분간의 차이가 만들어낸 거리와 마을... 그리고 그 와중의 교류와 질서를 만들어낸 일본의 예법은 또 어떠한가? 이처럼 천하의 안정을 낳은 신 막부의 체제 속에서 자리잡고, 또 성장하는 에도와 일본은 과연 과거와는 다른 어떠한 일본인을 만들어 내었을까? 어쩌면 이 책은 그 순간의 시대가 만들어낸 일본인의 단면을 진단하는 하나의 책이 되어줄 것이라는 감상을 만들어내는 내용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이 되어진다.

때문에 안정 속에서 번영하는 도시, 그러나 막상 그 속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에도의 도심지와 그 밖의 지방의 봉토... 중심과 외곽이 만들어낸 차이 뿐만이 아닌, 체제의 한계가 만들어낸 빈곤의 모습 또한 눈에 들어온다. 그 뿐인가? 여느 화려함과 활기를 상징하는 (중앙) 문화의 이면에서, 발생한 '시마바라의 난' 과 같은 대규모 반란 사건이 일어나는 이유를 따지고 보면, 역시나 도쿠가와 막부가 선택한 '통치'와 '통제'가 어느 사회 공동체에 큰 부담과 불공정함으로 드리웠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어느 체제가 형성되고 또 전통의 이름으로 다져지기까지 에도는 커다란 통치에서 세세한 질서유지에 이르는 많은 부분에서의 '메뉴얼'을 완성시키는 중심이 되어왔다. 여느 영주와 사무라이의 삶의 방식, 백성으로서의 삶의 방식... 그리고 그 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자들이 선택한 전문가로서의 길' 이 만들어낸 의학과 상업 그밖의 다양한 발전사가 눈에 들어오게 되기까지! 이처럼 비록 한 시대의 '에도'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순간의 빛과 어둠에 대한 보다 리얼한 역사를 마주 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나는 이전과 이후의 (역사)서술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품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