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 죽음의 미학, 개정판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이문열 엮음, 김석희 외 옮김 / 무블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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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에 생명이 없어지는 현상이라는 사전적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인간이라면 보다 다양한 죽음의 모습을 목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군인이나 소방관과 같은 특정한 (직업) 사명이 부여됨으로서 발생하는 죽음의 형태는 일종의 (국가)공동체의 유지를 목표로 하기에, 결국엔 개인적인 죽음을 넘어선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그 밖에도 어느 개인의 죽음에 있어서도, 그 사람의 지위나 업적 영향력에 따라 이를 받아들이는 후세의 평가 등이 으레 뒤따르듯이 타인의 기억 뿐만이 아닌 역사적인 기록에 남으며, 흔히 무(無)로 스러진다 생각되는 죽음의 본질을 떠나, 그 흔적이 남게 되는 것도 어쩌면 이 (문명)사회가 진행됨으로서 일어나는 하나의 현상이라 생각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현실적인 죽음의 형태와는 다르게, 문학이라는 영역에 있어서도 죽음은 곧 잘 활용되는 인기있는(?) 주제이다. 그도 그럴것이 인간의 삶의 형태를 그리는 소설 등에 있어서, 어쩌면 보다 강한 감정과 갈등, 그리고 그 끝을 장식하는 가장 적절한 형태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생명체로서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죽음이 아니겠는가? 그야말로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도 그려진 것과 같이, 인간은 스스로 '삶의 길이냐! 죽음의 길이냐!' 을 선택하고 또 그로 인하여 갈등하고 고민 할 수 있는 감정과 지성을 지닌 존재이다.

때문에 문학에서는 앞서 언급한 현실과 '사회적 인간'으로서 드러나는 죽음에 대한 현상을 떠나, 보다 인간 내면에서 끌어올려 질 수 있는 것, 그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감정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죽음의 모습을 그리며, 저자 나름의 인간과 그 끝을 통한 다양한 메시지를 전해주려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틀림없이 이 선집을 엮은 의도는 소설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해서였지만, 어쩌면 실제적인 효용은 교양으로 접근하는 쪽에 더 높게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서문

이처럼 이 책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른바 세상에 명작이라 불리우는 문학작품을 소개하며, 소위 '문학은 죽음을 어떻게 그려내는가' 에 대한 다양한 샘플을 제시한다. 그렇기에 독자는 이러한 문장을 들여다보면서, 어느 환경이 만들어낸 죽음과, 내면의 의지가 만들어낸 죽음, 더욱이 죽음 그 자체를 두고 인식되는 끔찍함과 무력감 그리고 어느 숭고함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의 감정 이모저모를 보여주면서, 이에 결국 죽음에 대한 문학의 접근 또한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렇기에 나 또한 이 책을 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또한 (이미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모습의 죽음을 접하는 것이라 여기고 있다.

실제로 이미 오래전에 쓰여진 탓에 또 새롭게 '개정되면서' 저자는 옛 죽음과 오늘날의 죽음... 그야말로 죽음의 가치를 오롯이 느끼게 하는 문학의 가치를 재정립하며, 보다 받아들이고 또 내려놓아야 할 것을 명확하게 구분지었다. 예를 들어 저자 스스로가 빼낸 우국(미시마 유키오)의 내용을 접하며, 이에 문학의 가능성과 예술성 그리고 지성의 영역에서 이를 가치있다 여기는 것은 (분명) 매우 어려운 일이 되었다. 때문에 비록 죽음이라는 한정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그 주제에 대한 많은 시대적 해석과 분석 그리고 묘사가 있음을 드러내었다. 그렇기에 이때 한 사람의 현대인이자, 지성을 추구하려는 자로서 결국 그 묘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려고 하는지... 이에 그 나름의 눈을 갈고닦는 것이 바로 이 책이 쓰여지고 또 읽혀지는 이유가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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