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철학과는 다르게, 흔히 인문학이라고 하면 나름 인류사 모든것을 포괄한 것 뿐만이 아니라, 무언가 현실의 개인과 공동체의 삶에서 필요한 (어느) 실질적인 가르침을 얻기 수월한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을 들여다보았을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인문학의 모습은 앞서 기록한 것과는 반대로, 각각의 현실에 있어서 이용당한 인문학의 모습을 들추고, 지적하고, 보다 올바른 모습의 인문학이 어떻게 정의되고 활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저자) 나름의 믿음이 굳게 자리잡은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이처럼 나 개인의 학습과 인식에 있어서도, 흔히 지성을 마주하려는 시도에 비추어 흔히 '대세'를 따르려고 했다. 그야말로 학교의 필독서로 그리스.로마신화가 추천되고, 정작 조국의 역사와 철학을 마주하기보다 서양의 고대철학을 접하려고 했으며, 더욱이 고대 이집트 등의 웅장함과 화려함, 그리고 서양세계의 정복과 전쟁과 같은 소위 영광의 시대라 포장되어 온 서양사의 모습을 마주하면서, 결국 이에 대한 비판보다는 그리 될 수 없었던 다른 문화권(문명)에 대한 비판의 눈초리를 보내며, 이른바 '학문의 권장'에 고개를 끄덕이던 때가 젊은날의 나의 모습이였다. (아니,그것이 세상의 상식으로 통할 때가 있었다.)
물론 저자 등이 그 흐름을... 역사를 부정하라는 메시지를 위해서 이 책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오늘날 그리고 더 나아간 미래의 인류를 생각하며, 이른바 인문학은 보다 참된 인간의 가치를 빛낼 더 높은 인식을 주문하고, 실현시키려 노력해야 하는 학문이 되어야 마땅하다. 는 것이 어쩌면 이 책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는 감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