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선정에서 들리는 공부를 권하는 노래 - 겸산 홍치유 선생 권학가, 2020년 지역출판활성화 사업 선정 도서
홍치유 지음, 전병수 옮김 / 수류화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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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언듯 펼쳐보았을때 그 주제를 알 수 없었던 책... 그러나 의외로 (그 내용을) 접하다 보면 오늘날에도 끝없이 추구하고자 하는 대한민국 속의 학문의 흐름이 그 바탕에 깔려있지 않은가? 하는 감상을 받는다. 각설하고 처음 주자학을 더해 퇴계 이황의 계보를 따른다는 것과 같이 옛 정통성?을 드러내는 서문에 있어서는 솔직히 나 스스로 또한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적이였다. 특히 이미 대세를 떠난 '한학'의 지위와 그 가치에서도 오늘날 바쁜시대에 걸맞지 않는 낡은 학문, 더욱이 아주 오래전의 가치를 되내어, 보다 보편적인 도덕을 강조해 온 것이 바로 한학의 존재이자, 그 한계라고 생각하여 온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이 책 또한 그 옛 가치의 계승을 위한 책에 그칠 수 있다는 예상을 했지만, 의외로 더욱 더 깊이 읽어내려가다보면, 과거 근.현대의 한반도... 예를 들어 성리학의 마지막 지식인? 로서 마주한 세상의 흐름과 해석 그리고 이후 암울한 미래의 불확실함을 마주하면서도 끝까지 놓지 않았던 '가치'는 무엇이었나? 에 대한 나름의 기록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데 있어서​, 나는 이에 큰 의미를 발견하였다.

물론 책 속의 주제는 '학문이 천성을(옳은 방향으로) 바꾼다'는 본래 성리학의 골자에서 출발한다. 그렇기에 이에 '공자 왈' 태평성대와 존귀한 인품을 향한 끝없는 주문과 필요성에 대한 주장에서, 예나 지금이나 이를 배우는 학생들은 쉽게 지치고 또 지루해하지만, 때문에 이 책에서의 '노하우'를 전하자면 예로부터 이를 노래로 지어 부르면 더 재미있고 쉽게 마주하고 학습 할 수 있단다.

어지러움이 극도에 달하여 태평한 시절을 그리워하는 시기에, 늙은이의 한마디 말을 돌이켜 생각해보시오.

278쪽

안타깝게도 역시 문자와 활자의 연속인 책을 통해서, 그 노래의 음율을 이떻게 되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암기를 하려고 있는지는 알 방법이 없다. 그러나 이미 앞서 언급했지만,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나라 조선, 그리고 그 조선의 마지막과 병탄의 과정, 이후 일본의 항복과 군정으로 이어지는 역사에 있어서, 이 책의 글은 분명 그 시대속의 저자가 이 각각의 사건을 마주하고, 또한 저마다의 학문적 잣대를 통해 이를 비판하고 또 해석하려는 의식을 가지고 이를 기록하는 활동(또는 전파하려는) 을 활발히 벌였다는 것을 증명한다는데 있다.

그렇기에 한반도의 성리학이... 그 골자가 근.현대사의 흐름을 따르지 못한 '못난 학문'이라 여기는 것은 너무 지나친 생각이 아닌가 하는 감상이 미친다. 흔히 사람이 선.악을 판단하고, 보다 예의를 차리고 상대를 마주하는 개인의 영역에서 지금도 한학의 가치는 그 자리를 지킨다. 그러나 세계의 정세와 국가의 국방,정치,사회의 건강함을 측정하고, 마주하고, 해석하는 과정에 있어서 과연 오늘날에도 한학은 그 얼마까지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이에 적어도 이 책은 그 어느 순간의 '시대'에서 활약한 한학의 역활 '한학을 바탕으로 본 세계 눈'을 독자들에게 드러낸다. 그리고 그것을 마주한 독자는 적어도 옛 학문과 지성, 그리고 그에 따른 사고방식이 그저 낡고 고루하고, 답답한 것이 아니였음을 알고 또 나름의 한학의 역활에 대한 재인식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겠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감상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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