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역시 문자와 활자의 연속인 책을 통해서, 그 노래의 음율을 이떻게 되는지, 어떠한 방식으로 암기를 하려고 있는지는 알 방법이 없다. 그러나 이미 앞서 언급했지만,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나라 조선, 그리고 그 조선의 마지막과 병탄의 과정, 이후 일본의 항복과 군정으로 이어지는 역사에 있어서, 이 책의 글은 분명 그 시대속의 저자가 이 각각의 사건을 마주하고, 또한 저마다의 학문적 잣대를 통해 이를 비판하고 또 해석하려는 의식을 가지고 이를 기록하는 활동(또는 전파하려는) 을 활발히 벌였다는 것을 증명한다는데 있다.
그렇기에 한반도의 성리학이... 그 골자가 근.현대사의 흐름을 따르지 못한 '못난 학문'이라 여기는 것은 너무 지나친 생각이 아닌가 하는 감상이 미친다. 흔히 사람이 선.악을 판단하고, 보다 예의를 차리고 상대를 마주하는 개인의 영역에서 지금도 한학의 가치는 그 자리를 지킨다. 그러나 세계의 정세와 국가의 국방,정치,사회의 건강함을 측정하고, 마주하고, 해석하는 과정에 있어서 과연 오늘날에도 한학은 그 얼마까지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이에 적어도 이 책은 그 어느 순간의 '시대'에서 활약한 한학의 역활 '한학을 바탕으로 본 세계 눈'을 독자들에게 드러낸다. 그리고 그것을 마주한 독자는 적어도 옛 학문과 지성, 그리고 그에 따른 사고방식이 그저 낡고 고루하고, 답답한 것이 아니였음을 알고 또 나름의 한학의 역활에 대한 재인식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겠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감상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