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기에 결국 일어난 살인사건에 있어서도, 수사와 조사 그리고 헌법아래 재판이 벌어지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다른 수면아래서는 압박과 협박 그리고 무언가를 은폐하려는 음모 속에서 개인의 인권과 권리가 너무나도 쉽게 침해되는 모습이 표현된다. 실제로 암살범을 변호하는 국선변호인 (또는 인권변호사) 으로서, 그가 마주하고 감내해야 할 장애는 감히 상상을 뛰어 넘는다.
예를 들면 위로는 "국모를 살해했다"며 공분하는 대한민국의 시민들부터, 아래로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라" 주문하는 (어느) 국가기관의 압박에 이르기까지! 이에 정리하자면 고위공무원의 힘이 곧 권력으로 통하고, 사회적 공분 또한 한 개인의 신념을 무너뜨리는 요소로 작용하는 시대와 그 나라속에서, 과연 그는 모두가 만들어내고 또 믿어 의심치 않는 진실?을 떠나, (진정한) 사실을 추구하려는 마음을 품고 행동 할 수 있을까?
이에 이 책은 결국 그 시대의 한계 속에서, 보다 '떳떳함'을 추구하려고 했었던 많은 인물이 등장시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는 단순한 동화와 상상속의 소설이 아니기에, 이내 대세에 저항하려고 했던 이들은 곧 부러지고 쓰러져, 곧 이 사건과 함께 시간의 흐름에 잠겨 (그 존재조차) 흐지부지 지워져 간다. 때문에 이 소설은 그 지워져가는 것을 일부로 꺼내고, 또 덧칠해 내보임으로서 다시끔 기억되어, 언급되게 하려는 나름의 시도가 아닐까? 하는 감상이 든다.
이로서 저자 또한 그 과정 속에서 불편해하는 존재가 있음을 (은연중) 표현했다. 더욱이 영화화를 꾀하는 와중에서 들어온 외압을 통해서, 1974년에 있었던 과거의 일이 지금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고, 논란이 될 수 있으며, 더욱이 대세와 다른 해석이 '용서받지 못할 시도'로 이해 될 수도 있는 사회가 이 대한민국 한 켠의 모습이라고도 기록했다. 이에 과연 영부인을 살해한 이는 누구인가? 또는 무엇이 이 사건을 만들었나?에 대한 진실추구는 과연 어디에서 어디까지 이해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민주화의 꽃을 피운 대한민국의 오늘날에서도 그 과거 독재의 그림자가 어디에서 어디까지 드리워져 있는지... 이에 나는 그 경계와 현실의 이해를 통해서, 보다 더 사실에 가까운 참된 대한민국의 오늘을 진단하고 바라보고자 하는 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새삼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