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와카와 하이쿠와 같이 그 국가의 고유의 문화와 문학적 개성으로 이해되는 것과는 다르게, 어쩌면 이 만요슈라는 것은 단순히 그보다 더 오래된 가집(시)이라는 사실에 더해, 당시 사람들의 믿음과 생활 그리고 보다 품위 등을 함축해 표현하려고 했던 나름 엘리트계층의 여러 면모를 엿보게 하는 내용으로서 나에게 인식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오늘날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온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나 스스로가 이 만오슈 속의 표현가운데서, 저자와 같은 (문장의)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눈에 들어온 것은 과거 덴무천황의 시대에서... 소위 (문학) 겐지 이야기에서 비추어지는 그 독특한 궁정문화의 틈바구니에서의 행차와 참배, 그리고 사람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인연과 그 감정을 드러내는데 있어서, 드러나는 그 많은 표현?들을 통해, 결국 그저 담백한 사실의 '실록'과는 다른 형태의 역사적 의미를 지니며, 특히 작가 스스로의 내면적인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가능성을 풀이한 내용을 읽어 내려갈 때에는 "결국 어느 시대에서도 사람은 같다"는 그 당연한 감상을 가지고, 또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