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요슈 선집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사이토 모키치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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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와카와 하이쿠와 같이 그 국가의 고유의 문화와 문학적 개성으로 이해되는 것과는 다르게, 어쩌면 이 만요슈라는 것은 단순히 그보다 더 오래된 가집(시)이라는 사실에 더해, 당시 사람들의 믿음과 생활 그리고 보다 품위 등을 함축해 표현하려고 했던 나름 엘리트계층의 여러 면모를 엿보게 하는 내용으로서 나에게 인식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오늘날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온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나 스스로가 이 만오슈 속의 표현가운데서, 저자와 같은 (문장의)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눈에 들어온 것은 과거 덴무천황의 시대에서... 소위 (문학) 겐지 이야기에서 비추어지는 그 독특한 궁정문화의 틈바구니에서의 행차와 참배, 그리고 사람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인연과 그 감정을 드러내는데 있어서, 드러나는 그 많은 표현?들을 통해, 결국 그저 담백한 사실의 '실록'과는 다른 형태의 역사적 의미를 지니며, 특히 작가 스스로의 내면적인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가능성을 풀이한 내용을 읽어 내려갈 때에는 "결국 어느 시대에서도 사람은 같다"는 그 당연한 감상을 가지고, 또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기도 했다.

만요슈는 (중략) 덴노나 황족 귀족만이 아니라, 농민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계층의 사람들이 읊은 노래가 수록되어 있어서 일본의 풍요로운 국민문화와 오랜 전통을 상징하는 국서 입니다.

488쪽

다만 역시 아쉬운 것은 그 문학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오롯이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더욱이 저자는 그 광범위한 만요슈의 정리 가운데서도 유독 더 아름답고, 또 가치를 지니는 명문을 따로 뽑아 독자들에게 이를 즐겨보다 권한다. 그렇기에 이 빈약하기 짝이 없는 지식을 통원해 히라가나를 따라 읽고, 또 음율을 더해보고, 지식의 배경과 다른 '시'로서의 완성도를 따져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참 맛?을 느끼는데 나의 자질은 너무나 빈약하기만 하다. 더구나 일종의 귀족문화의 특성이 더 두드러지게 등장하고, 또 그에 해석되는 내용이 많았던 만큼 이에 다소 담담하고, 또 황궁과 덴노(또는 관료들)들의 심정 그리고 자연 등의 주제에 한정되기 쉬운 '범위'는 비록 '보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표현'을 가능하게 했다고 하지만? 반대로 보다 웅장한 분위기의 '한시'에 비교하자면 역시나 점차(읽는) 재미가 덜하다는 생각을 아니 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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