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현대지성-

논어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3
공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흔히 동양의 문화와 그 특징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어쩌면 이 공자의 이념과 사상 등은 매우 큰 비중을 차지 할 수 있을것이다. 이처럼 논어 또한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언행과 그 속의 철학... 줄여서 治(다스릴 치) 가 가지는 개념과 시각, 그리고 태도를 논하는 등의 많은 기록을 드러내며, 이에 하나의 개인부터 크게는 국가와 민족차원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그 오랜세월동안 공자의 사상은 곧 동양사회 속에서 마땅이 추구되어야 할 최고의 개념이 되었다.

그러나 이미 동.서양의 개념이 뒤섞이는 과정을 겪은 오늘날, 더욱이 보다 (사상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의 현대인들의 시선에서 마주한 공자의 개념은 때론 부정적인 것으로서도 인식되는 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발전하는 성리학의 과정을 거쳐, 이후 그 사상의 경직성와 광분기를 통해서 보여준 '역사 속의 (동양)사상'이란? 그저 계급의 경직성을 가져다주고, 변화를 통제하며, 틀에 박힌 예법과 제례를 강제하는 고루한 사상으로서 비추어 진 것도 사실이다.

허나 그 과정을 지켜보고, 또 단점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서, 본래의 논어 그리고 그 속의 사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 주장하는 것은 크게 잘못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과거의 시대 흔히 '춘추전국시대'라 불리우는 치열한 경쟁과 분란의 시대 속에서, 굳이 인의와 특히 과거 '주나라의 예법'를 설파한 이유는? 역시나 공자 스스로가 그 분란과 비극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 뿐 만이 아닌 보다 '영구적인 안정과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본래 인간이 가진 인정을 이끌어내는 (나름의) 사상과 수양이 필요하다는 그 뜻(또는 믿음)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당시의 현실의 개념과 상식을 벗어나 보다 초월적인 이념과 (높은) 사상을 추구하며, 아래(세상)을 감화시키려 하는 것! 예를 들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더 높은 곳에 있는 '인간의 관계' 즉 고결한 인품과 도덕성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학문의 깊이를 알고 또 이를 따르려 노력하는 세상이 오게 된다면? 어쩌면 이는 생각 여하에 따라, 상대의 힘과 권력 특히 경제적 우위와 개선 여지에 따라 사람을 사귀는 (또는 따르는) 세상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낳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위의 믿음과 실행의 과정과는 달리, 실질적으로 이룬 (당시의) 성과를 논하라 하면, 분명 많은 이들은 이를 미비하다거나 실패했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역사 속에서 분란과 분열 그리고 전쟁의 시대를 종식 시킨 공로는 보다 카리스마 있는 군주와 또 강력한 법가가 차지하지 않았는가? 다만... 그러한 흐름에서도 결국 유가의 본질이 내버려지지 않고, 도리어 법가의 단점을 보완하고, 또 더 나은 사회의 구축에 필요한 한 개념과 사상으로서 확산되어 간 또 다른 역사의 모습은 분명 이 논어를 배우는 입장에 있어서, 가장 흥미롭게 마주하고자 한 나 나름의 질문?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