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의 별, 이위종 - 대한제국 외교관에서 러시아 혁명군 장교까지, 잊혀진 영웅 이위종 열사를 찾아서
이승우 지음 / 김영사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강제로 체결한 을사조약의 불법성을 드러내고, 또한 무효를 세계에 주장하기 위하여 파견된 헤이그 특사, 그러나 이후 집요한 일본국의 방해와 당시 '제국주의 패권'에 익숙한 세계적 인식의 틈바구니에서, 이미 힘을 잃어버린 국가와 민족의 외침은 (나름) 공허한 메아리에서 그칠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결국 한국사의 영역에 있어서도 그 헤이그 특사가 가지는 역사적 의의 또한 단순히 당시 대한제국이 일본국의 강압과 불법적인 침탈과정에서도 나름 이를 세계에 호소하려 했다는 하나의 시도에서 멈춘다. 때문에 이 책의 주인공이자, 헤이그 특사의 일원이기도 했던 '인물' 이위종 또한 적어도 나에게 있어선 아는 것이 없다. 그야말로 김구와 안중근 등 어릴 적부터 학습하고 또 배워온 여느 독립운동가들과는 달리, 그는 결국 단편적인 사건과 그 의미 가운데서, (대중의 입장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한 많은 인물 중 하나에 불과하다.

실제로 이 책 또한 스스로 많은 자료를 모으는 시간을 가졌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마주한 내용은 여느 '평전'으로도 그리고 '역사서'로서도 인식되기에는 상당히 그 내용이 부실하다는 감상이 들었다. 더욱이 드러낸 내용 또한 참사관의 높은 지위와, 젊은 시절의 외국생활 (사관 생도로서의 시간과 외교관으로서의 시간) 더욱이 망국 이후에는 제정러시아와 볼셰비키 혁명 가운데서, 나름 엘리트?의 길을 걸어갔다는 점은 분명 핍박과 빈곤 속에서 끝내 신념을 지킨 (유명한) 여느 독립운동가들의 길과 비교해 많이 낮선 느낌을 받게 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그 낮선느낌 가운데서도 그가 행한 '투쟁의 길'은 분명 오늘날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리하자면 엘리트가 행한 독립운동의 과정이랄까? 이처럼 인물 이위종은 조선의 명문가 출신 이였을 뿐만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세계를 여행하고, 학습하고, 활약한 세계적 안목을 겸한 인재이기도 했기에, 이후 그 지식과 자질을 바탕으로 일본의 불법성을 탄핵하고자 하는 일에 앞장섰다. 그러나 사실상 '강자들의 세계와 질서' 그 흐름가운데서 정의가 힘을 발하지 못하는 것을 깨달은 이후... 그는 이미 언급한 그대로 혁명군의 지휘관이자, 고려인 부대의 창설자가 되어가는 일종의 무장투쟁에 뛰어들었고, 더욱이 저자는 바로 그 선택이 비단 시대와 대세의 흐름에 순종 한 것이 아닌, 이위종 나름의 한반도 독립운동의 각오와 행보를 드러낸 것이라 주장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법과 정의 그리고 평화의 신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먼 곳에서 왔습니다...

150쪽

이처럼 저자가 (부족하지만) 이 이위종의 흔적을 추적하고 또 정리하게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과거 대한제국의 엘리트 외교관이로서, 그리고 망국 이후 제정러시아의 귀족으로서 받아들여지고 또 러시아 여인과 결혼한 개인의 성공과 안정을 손에 쥐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그는 다시 불안한 혁명과정에 뛰어들고, 또 장교로서 일본과 싸우는 것을 선택했을까? 이에 저자는 그가 싸워야 하는 이유,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목표에 대하여, 나름의 주장을 (독자들에게) 내비친 것이다. 물론 그 과정과 결과 그리고 주장을 마주하며, 앞으로 개개인이 이 이위종을 어떠한 시선으로 마주할지... 그리고 더 나아가 그가 단순하게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로서가 아닌, 머나먼 타지에서 활약한 처절한 시대의 증인으로서 재평가를 이룰지는 오롯이 이후 많은 사람들의 뜻에 달려있다.

(물론 끝없는 연구도 필요하다.)

때문에 비록 오늘날까지 단순히 진형논리와 색깔론, 그리고 역사적 성과와 체제의 다름을 이유로 걸러내고 내쳐버린 보다 많은 독립운동가의 모습과 행동을 외면하거나 모른체 살아왔다면? 어쩌면 이 이위종의 인식과 재평가의 길은 바로 그러한 옛 모습을 벗어던지고, 다시끔 애국이라는 단어가 표현하는 좀더 올바른 뜻으로 향할 수있는 나름의 시발점이 되어 줄 수있지 않겠는가? 하는 감상을 잠시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