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파도 속으로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황세연 지음 / 들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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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동화 등으로 마주한 보물선에 대한 로망과는 다르게, 안타깝지만 전세계를 통틀어 바닷속에 잠들어있는 보물을 발견한다는 것은? 어쩌면 여느 모험과 '일확천금' 과 같은 보상의 것이 아닌, 단어 그대로 해양고고학의 영역에 속해있는 것이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에 특히 과거 한국에서 피어난 '보물선'에 대한 환상은 그 대부분이 사기 등으로 점철되었기에, 더욱이 이에 대한 인식이 '현실적'(부정적)이 되어 갈 수밖에 없는데, 바로 그러한 인식 가운데서 마주한 또다른 보물선... 각설하고 저자의 소설 속에 드러난 보물선의 존재는 분명 그 대부분이 가상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유치하지 않았던 나름의 가상과 현실가운데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지 않은가?하는 감상이 든다.

그도 그럴것이 소설 속에서 발견된 병원선은 우연치않게 이를 발견한 많은 등장 인물들에게, 한껏 기대를 부풀리게 했다. 과거 패전한 일본제국의 전후처리 과정에서 침몰한 배, 그리고 중국과 한국... 식민지 등에서 약탈한 금괴가 실려있다는 세간의 소문에 힘입어, 이에 그 선박의 위치를 알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들은 나름 공통된 성공과 보상을 꿈꾸면서, 적극적으로 인양작업에 몰두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줄거리에는 언제나 의심과 시기 그리고 지나친 욕심으로 이어지는 불행이 항상 따라다니는 모양이다.

실제로 등장 인물들은 생각치 못한 약탈자들과 동료간의 내부갈등 그리고 점차 확산되는 희생에 지치고 또 피폐해져간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들은 황금을 인양했고, 또 나름의 노력으로 인하여, 치명적인 위기 또한 간신히 넘기게 되지만 결국 저자는 그 황금과 (부수적인) 또 다른 가치관 사이에서, 각각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해당 인물들에게도 전혀 다른 결말을 가져다주었다.

결과적으로 주인공은 물질과 인명 사이에서,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 허나 그 보상을 내려놓은 결과, 주인공과 그 다른 (여)주인공은 단순히 빛나는 황금덩어리보다, 더 가치있는 어느 것을 손에 넣게된다. 물론! 이에 여느 소설처럼 사랑과 우정, 빛나는 미래와 같은 유치찬란한 결말이였다면 매우 실망했겠지만 적어도 소설 속 결말은 나름 신선하게 다가오기는 했다.

각설하고 (결국)이들의 보상은 두사람만의 미래와 행복만을 보장해주는 것만이 아니라, 앞으로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행복까지 가져다 줄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것이다.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 기회를 건져올린 구 사람의 미래 또한 그리 어렵지 않게 상상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저자는 독자들에게 그 기회를 '가라앉힌' 과거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또한 함께 드러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정리하자면 이 소설 속 핵심적 주제는 '마루타' 에서 찾을 수 있다. 역사 속에서 비추어진 생체실험과 비인간적이고 변태적?인 임무의 모습과는 또 다른 것... 그리고 우연치않게 그 반대의 결과물을 마주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에 대한 본질도, 가치도 외면한 체 황금과 체면 그리고 과거의 범죄 등을 덮을 요량으로 위의 병원선을 침몰시켰다.

때문에 이후 주인공 일행들도 그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 참사와 불행을 겪지만 결국 그들은 이를 극복하고, 또한 과거의 실패를 오늘날의 혁신적 아이콘으로 되살리는데 성공한다. 이에 단순히 사람을 죽이지 못하는 병기를 포함한 많은 '실패의 오명들'을 망각하기 위해 이를 (철저히) 내던진 일본군의 행위, 그리고 이후 그 실패 속에서도 가능성을 엿보고, 보존하고, 연구한 여주인공의 모습을 비교했을때! 이는 과거 극단적인 집착의 시대를 넘어, 오늘날 보다 폭넓은 다양성을 '포용' 할 수있는 시대가 된 것에 대해, 그 차이점과 본질을 나름 결말에 반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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