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의 타자기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황희 지음 / 들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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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어떤 만화에서 본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 세상 많은 사람들은 결국 마음 속 한켠에 '마음의 스위치'라는 것을 가지고 있단다. 그야말로 싫은 일이나, 환경 속에 처해졌을때... 어쩔 수 없이 사람은 이를 극복하는 와중에서 (나름)스위치를 내리는 것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것이다.

이때 그 스위치를 무엇으로 정의 할 것인가? 에 대한 의문은 그다지 의미가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그저 멍~한 상태로 있는 것도, 또 물질적으로 귀와 눈을 막는 것도 그 스위치를 켜고 내리는 행위를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각설하고 서론이 길었지만 이 책 역시 결과적으로 보면 주인공 스스로의 내면 속 대피소, 그 특별한 설정과 흐름의 와중에서 보여지는 관계의 회복과 그 개인 스스로의 의지와 그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주된 내용이라는 감상을 받았다.

실제로 내용 속에서 주인공은 '빠른 독립'을 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들여다보면 그것은 독립따위가 아닌 그저 사회에 내동댕이쳐진 것에 가깝다. 허나 그 현실에 있어서, 책임을 져야 할 부모와 가족... 그 가까운 존재들은 분명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아니 (어머니 스스로가) 도리어 범죄라고 불리울 정도의 학대의 피해를 당하고 있었다는 것을 참고하면, 결국 주인공의 장애와 현실을 보호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주인공 스스로의 의지 뿐이다.

때문에 주인공은 소설 여기저기서 현실적이지 않은 묘사로 등장한다. 시간을 멈추고, 공간을 뛰어넘고, 이에 스스로 제약받지 않는 환경을 오롯이 누리면서도, 결코 인간적인 선한 면모를 잃지 않았던 주인공의 모습 그리고 잠시나마 들이닥친 역경을 발판삼아 (스스로의 인생을 거울삼아) 써낸 소설이 '대박'을 치면서, 이에 이야기는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점차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이에 그녀(주인공)의 소설이란, 그 스스로의 구원 뿐만이 아니라, 학대를 당하는 어머니 (가족)의 구원으로도 이어지는 기적을 발한다. 세상에 부조리를 드러내고, 피해 당사자의 현 위치를 깨닫게 하고, 그리고 최종적으로 단절된 부녀와의 관계에서 '마음의 전달'을 맡은 소설 그 자체의 의미는? 과연 이 소설에서 중요하다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그야말로 앞서 설명한 '히어로급 능력'은 허황된 자유와 해방을 상징할 뿐 그녀에게 어떠한 현실적 도움을 주지 않는다. 도리어 스스로 아픔을 드러내고, 또 공유했던 괴로운 선택이 결국 더 해결에 도움이 되었다는 내용에서, 어쩌면 저자는 그 나름의 믿음을 근거로 소설을 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잠시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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