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초니에레 51~100 작가와비평 시선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지음, 김효신 옮김 / 작가와비평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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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찬미하는 시. 이처럼 흔히 많은 사람들이 떠올릴 가장 평범한 주제일 수도 있는 이 책이 어째서 보다 특별하게 다가오게 될까? 혹 유명한 사람이 쓴 사랑의 시인가? 아니면 다른 유례가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문장으로 넘쳐나기에, 많은 독자들에게 보물로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을까... 이처럼 처음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의 감상은 "참으로 나는 시와 감성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사람이구나" 하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각설하고 결국 이 책이 나름의 가치를 지니는 것에는 '인간의 인식'이 흘러가는 와중에서, 이 책의 내용 자체가 그 순간을 증명하는 하나의 역사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과거 유럽의 오랜 암흑시대를 거치고, 아니! 그 기나긴 시간 가운데서 피어나기 시작한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시대의 첫발 아래서, 다시 인간 본연의 감정과 그 표현을 드러낸 인문학적 서정시가 등장했다는 것은 분명 카톨릭 중심의 공동체에 익숙한 당시의 세계관에 비추어보면 상당히 선구적인 인식과 가치관이 아니였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기 충분하다.

그렇기에 이러한 '주제'와 '표현'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오늘날과는 다르게, 아마도 이 책의 진 면모를 엿보기 위한 과정에는 우선 과거의 중세시대의 인간관과 종교관에 따른 그 시대의 상식에 있어서도 공부 할 필요가 있겠다.

사방으로 그대 발자국을 좇으면서 헛되이 많은 걸음을 낭비하였음에도 나의 발들은 닳지도 지치지도 않았다네.

138쪽

실제로 글쓴이가 표현하는 사랑으로 인해서, 그의 글은 감정적으로 벅차오르고, 또한 환희에 가득 차면서도, 결과적으로 그 순간의 감정이 모두 어느 절대적인 순리와 안식(죽음) 아래 끝을 맻을 것임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 중 특이 한 것은 그 감정의 틈바구니 속에서 (당시에는)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신의 섭리는 이 서정시에는 그리 잘 드러나지 않는다. 떠올리라! 중세의 민네장, 데카메론... 이 모든 서정시와 단편소설의 틀 속에서 보여지던 절대적인 종교의 색을! 그리고 단테의 신곡과 같은 서사시에 표현된 메시지와 같이 신앙의 믿음과 그 반대의 길이 결국 당시 대중의 인식에 그 얼마나 명확한 영향력을 미쳤는가에 대한 사실들을 하나 하나 따져 나아가면? 결국 페트라르카의 "모든 것에서 나는 이방인이다" 그 말의 뜻이 그 얼마나 큰 이정표가 될 수 있는지 다시끔 확실하게 알게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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