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나카오 사스케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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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첫페이지를 장식하는 '문명의 태동' 그리고 이를 상징하는 농업은 그야말로 선사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오랜세월동안 공동체를 이루는데 필요한 근본이자 필수적인 요소로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어느덧 농경시대로 불리우는 과정을 거친 인류는 결국 산업과 첨단의 시대로 나아가면서 점차 그 처음의 중요성을 잊고 또 경원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일반 대중의 인식에 있어서의 농업은 더더욱 그 위치가 낮을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여느 사람들의 주변에 진지하게 농업과 농부의 길을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그리고 마땅히 감내해야 할 고된 육체노동과 낮은 수입을 마주하며, 과연 현대인들은 이 조건에 기꺼워하고 또 감내하려는 마음을 품을 수 있는가? 안타깝게도 오늘날의 농업이란 이미 충분히 정형화 된 형태의 기초산업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동양, 특히 대한민국의 농업에서 쌀 과 감자를 제외한다면 과연 앞서 농업을 온전히 설명 할 수 있겠는가?

이 책의 주장하는 체계는 '농업의 역사는 재배 식물이 말해준다'는 원리를 전제로 완성되었다.

226쪽

각설하고 결국 이 책은 그 나름 농업의 틀(또는 지식)이 완성되기 까지의 과정... 이른바 농업의 시작과 그 흐름 속에서 선택되고 또 확산된 재배식물들을 논하는 '식물학'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그렇기에 혹 고대문명의 발달과 함께 엿볼수 있는 농업의 개성과 방법론에 주목하고 싶은 독자들이 있다면, 안타깝게도 이 책은 그리 매력적인 내용의 것으로서 인식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오늘날까지 재배식물으로 인식되는 많은 곡물과 채소 등의 먹을거리의 예를 들어 결국 이 책은 그 야생식물들을 개량하고 또 (인공적으로) 재배하면서 완성한 오늘날까지의 농업과 그 현상을 정리한다. 때문에 흔히 한국과 베트남 그리고 일본의 쌀을 생각해보았을때, 그 각각의 곡물이 저마다의 개성을 오롯이 드러나는 이유 또한 본래의 다른 환경과 더불어 더 나은 생산성과 기타 필요성으로 인하여 끝임없는 개량의 시도로서 형성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원시시대부터, 인류는 먹을 수 있는 식물을 골라냈고, 또 생산하려는 시도를 통해, 본래의 원시식믈을 토종식물로 변화시키고 더욱이 그것을 문명의 팽창과 축소의 과정으로서 전파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결과적으로 그 과정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은 여느 지식의 가치를 떠나,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과정이였다 생각한다. 애초에 무언가의 시작을 탐구하는데 있어서, 많은 사람들은 그에 따른 신비감과 일종의 경외의 마음을 품게되지 않는가? 그러고보면 식물 또한 스스로의 증식을 위하여, 독성과 가시 등 여러가지의 방법을 동원해 자신을 지킨다. 그러나 인류는 그 특징을 걸러내고, 독성을 제거하고, 보다 인간에게 유리한 형태의 증식을 도모하며, 문명사회의 기초를 닦고, 또 '세계4대문명'과 같은 독특한 역사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다.

그렇기에 앞서 언급한 정형화 또한 다르게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축척한 인류의 지식과 기술의 집합체라 생각할수 있다. 다만 오늘과 미래... 이른바 최신의 농업과학에 기댄 또 다른 농업의 모습은 분명 기존의 과정과는 다른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기에, 개인적으로 그것이 과연 (인류에)어떠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인지 감히 상상하기 힘들지만 그대로 끝임없이 추구한 인류의 기질. 그야말로 어느 기원에 만족하지 않고 끝없는 변화와 개선을 추구하며 나아간 진화의 역사를 생각한다면? 이에 나는 그 모든 현상이 오롯이 부정적인 것으로만 생각되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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