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의 광인일기, 식인과 광기 - 권위와 관습적 읽기에서 벗어나 21세기에 다시 읽는 「광인일기」
이주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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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활동을 통해서, 또는 어느 작품군을 접하게 되어 가면서, 혹 나는 어떠한 것을 두고 '원작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순간을 맞이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이에 솔직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 첫 사례를 떠올려보자면,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이 있었다고 할까? 그도 그럴것이 비록 (비교적) 어린 나이에 접한 것이였다해도, 그 이야기가 풀어가는 난해함은 상상을 초월해!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주장이나 리뷰, 그리고 후에 출판되어 나온 '해설서'등을 통하여, 그 나름의 궁금증을 풀어가는 과정을 거쳐 나아갔다.

이처럼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위의 장황한 이야기를 드러낸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 책 또한 '해설서'와 다름없는 내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루쉰' 그리고 '광인일기'라는 작품세계에 대한 문학과 현실개념의 해석을 내놓아라! 그것도 "400페이지 이상의 분량의 해석을 내놓아라!" 라는 조건이 만들어낸 괴물... 그야말로 근대 중국문학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구가 있어야지만 만들어 질 수 있는 높은 난이도의 성과를 손에 쥐며, 나는 결과적으로 멘탈이 흔들리는 나름의 큰 충격을 받았다 고백한다.

도 그럴것이 나는 이 책을 읽는 순간에 있어도 작가 '루쉰'이라는 인물을 전혀 알지 못했다.

실제로 이 책을 받아든 목적 또한 루쉰의 작품세계를 접하고, 또 입문하기 위해서였는데... 어째서 그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공략집?을 먼저 손에 쥐고, 읽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말았는가? 각설하고, 결국 또 다른 소설과 이 책의 해석! 그 모든 것을 마주한 이후 새롭게 표현을 해보자면, 그 나름 루쉰의 광인일기는 흔히 생각하는 비판을 떠난, 보다 더 심층적인 고뇌와 그 해결책을 모색한 현실적인 가치관이였다... 라고 나는 생각하게 되었다.

흔히 근대의 중국 그리고 '청나라'속의 중국이 서양의 놀이터로서 유린되어 가는 것을 마주하며, 이에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양무운동'에 대한 본질은 단순히 '서양의 장점'을 흡수해야 한다는 표면적인 변화에서 멈추고만다. 그러나 '중국민족의 노예근성' '유약함' '굳은 정체성' '유학의 패혜'를 통렬하게 주장하며, 중국인 스스로가 지금의 '조국과 민족'을 깎아 내렸다면? 과연 그것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게 되는가?

이에 어디까지나 나의 감상에 불과하지만, 결과적으로 루쉰의 광인일기는 당시의 '현실' 그리고 그 과정에 있어서의 '과정'에 대한 가장 통렬한 자기반성이 드러난다. 때문에 그 내용에서 '식인'에 대한 단어와 그 현상에 대한 이야기 또한, 분명 독자들은 중국 역사 속에서 일어난 식인의 모습을 같이 비추며, 그 단에 속에 녹아있는 가장 핵심적인 '무게'를 한번 느껴볼 필요도 있다.    식인! 이른바 사람이 사람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과 이유!


혹여 그 속에서 흔히 '황건의 난'과 같은 상황을 떠올렸다면? 그야말로 대 기근속 최악의 환경 속에서만 일어났던 단면적인 비극에 불과했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면? 그렇다면 루쉰은 그것에 대한 분명한 부정을 거쳐 이른바 '중화가 계승한 어느 것'에 대한 대단히 비판적인 주장을 드러낼 것이다. 그야말로 전통속에서 굳어진 '폐악' 부모님이 아프면 손가락과 종아리살을 배어내며, 개인의 희생을 강요당해야만 했던 사고방식의 정착! 이에 다른 외국인 작가인 '펄벅'의 작품세계에서도 충.효.예라는 가장 아름다워야 하는 정신적인 가치관이 '현실'과 '상황'속에서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일그러질 수 있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오랜 봉건주의적 세상속에서 만들어진 충성과 굴종이 합치된 '최악의 사고방식'이 드리워진 이유를 탐구하며, 이에 아마도 작품 속의 '식인'또한 결국 식인종으로서 물들어 갈 수밖에 없었던! 존재를 드러내, 그 나름의 일침을 내놓고 싶었던 것이 아니였을지? 한 번 이 독서를 마무리하며, 나 나름대로의 정리를 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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