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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ㅣ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40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9년 10월
평점 :
같은 문화와 체제 속에 살아가는 이 나라에 있어서도, 이른바 세대차이에서 출발하는 갈등은 분명 정국에 있어 그 나름의 악영향을 미치고는 한다.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느 방법론에 있어서, 가장 전통적인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도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의 속박' 아니... 이에 더 나아가 의무를 지움으로서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하게 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유럽사회'전반에 걸쳐있었던 그들의 (통합)방법 이였다 할 수 있다. 때문에 단순히 이를 토대로 생각한다면, 이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내용에 있어서도 위와 같은 가치관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지만? 역시나 러시아 자체가 과거 '유럽이지만 유럽이 아니였던' 그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탓인지, 결국 이 이야기 속의 차이 또한 분명 그 배경을 통해서만 보일 수 있는 개성을 오롯이 드러낸다.
때문에 이에 등장하는 인물 모두의 모습을 보다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옛 러시아제국의 모습을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미친다. 그야말로 옛 봉건체제라 할 수 있는 제국과 그 속의 귀족으로서의 삶, 그리고 유럽 프랑스와 독일의 선진적인 지식을 배운 젊은 엘리트들에게 스며든 '새로운 바람'의 충돌! 이처럼 상식에 따라 절대 섞일 수 없을 것만 같은 판이한 가치관의 충돌이지만, 역시나 이에 '현실'이 대입된 탓인지 아버지와 아들 이 부자의 인연에 더해 소설은 보다 현실적이고, 또 부드러운 과정을 드러내, 그 나름의 결론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실제로 소설과 현실... 이 모든 모습에서 보여지는 결말이란 어떠한 모습을 띄고 있을까? 물론 이 두가지 모두의 가치가 저마다의 '정의'를 가지고 있는 이상! 이에 따른 차이점이 서로 충돌하는 것 또한 어쩌면 자연스러운 모습의 일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충돌에 있어서, 결국 그 각자의 사람들이 강요와 불화라는 비 생산적인 충돌을 넘어서, 서로의 입장과 장점을 배려하는 그 나름의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는데 있다. 물론 이를 위한 조건에 있어, 저자는 '부자'라는 혈연에 의지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야기 속에 드러난 점접은 분명 보다 현실적에 가까운 모습이였다. (단 결코 이상적이라 주장하진 않겠다)
물론 이는 오늘날의 사회와 비교해도 그 무엇 하나 다르지 않다.
만약 이 아버지들의 존재가 마냥 '봉건 귀족'의 그것에 머무르고 또한 아들들 또한 같은 모습이였다면? 결국 이들이 그릴 수 있는 것은 영원한 평행선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둘 사이에 마찰과 접점이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에는 분명 그들이 서로의 몸과 마음 그 전부를 부딛치는 현실에 살고 또 충실했기 때문이겠다. 다만 그 이유에 있어서, 결코 고상한 의지가 스며들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저 단순히 가문과 재산 그리고 개인의 감정에서 촉발된 시도가 이 모든 이야기의 전부라 하더라도, 결국 세상 속 사람들의 모습이란 그저 그러한 것이 아니던가? 혈기 넘치던 아이가 어느덧 어른이 되고, 또 용기가 어느덧 신중함을 넘어서지 못하는 때가 올때... 인간이란 점차 영원한 자신을 잃어버리고 여느이와 같은 따분한 존재가 된다. 허나 그 고리타분한 인간이 되어서도 자신의 아이만큼은 특별한 존재로서 여기고, 또 때론 어른으로서의 최고의 자존심인 '권위'까지 내려놓는 모습은? 어쩌면 이에 대하여, 각각의 독자들은 이에 사랑 또는 나약함이라는 저마다의 감상을 느끼게 될 것이다.
때문에 이에 같은 독자의 입장에 있어서, 나는 위의 그 감상에 대하여, 한번 중요하게 생각해보라 권하고 싶다. 이처럼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부자의 인연을 넘어, 세대의 격차와 흐름이라는 큰 관점에 있어서도 과연 이들은 그 각각의 접점을 위해서 무엇을 내려놓는가? 또 무엇을 주장하는가? 단! 이에 대하여 (나 스스로가) 신선하게 받아들인 것은? 적어도 이 책에 있어선, 전통도! 제도도! 심지어 차르(러시아 황제) 에 대한 충성마저도 그 해답의 일부로서 중요하게 다루어 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