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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영화와 같은(또는 동화와 같은) '오락적 감각'으로서 이 책을 바라본다면? 분명 많은 사람들은 졸지에 거인이 되어버린 걸리버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그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굳이 이 완역본을 접하지 않는다면, 현대! 특히 그 대중문화에 있어서도 이 '걸리버 여행기'에서 비평의 메시지를 발견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바로 그러하기 때문에, 적어도 나는 그 비평의 가치관을 마주하면서, 비교적 리얼한 '시대상'을 마주했다. 그야말로 저자가 태어난 1667년부터, 이 책의 이야기를 완성한 1726년에 이르기까지... 그 저자의 성장과정 속에서, 영국(또는 아일랜드)과 또 외부의 유럽사회가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가! 이에 적어도 나의 감상에 따르면 그 배경을 알고, 또 모르고에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이 전혀 다르게 느껴질 것이라. 나는 그리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본래 '풍자와 비평'이 큰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본래 그 사회에 있어서, 나름의 갈등이 존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럽사회 전반에 로마 카톨릭과 프로테스단트의 분리와 갈등이 결국 전쟁을 촉발시킨것과 같이, 당시 저자가 속한 아일랜드 영토에 있어서도 옛 30년 전쟁에 이어 영국내전이 그 뒤를 이으며, 과거의 국가체제와 권력구도... 특히 신민들의 삶에 있어서도 나름 그 커다란 변화가 다가오게 되었다.
그러나 역사이래 그 전쟁이후 생겨난 변화 등이 결과적으로 민중의 삶에 있어서, 보다 나은 영향을 미치는 일은 극히 드문 경우에 속하는 일이다. 실제로 격렬한 내전이후 소위 '영국'은 왕을 처형했고, 곧이어 호국경 (올리버 크롬웰)의 새로운 독재를 맞이해, 다시 한번 체제는 명예혁명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야말로 너무나도 약해진 정치.지배기반과 또 그로인해서 생겨나는 혼란!! 이처럼 그 현실을 마주하고, 느끼고, 성찰하며 만들어낸 '풍자'가 그 어찌 (당시 시대에 있어) 신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실제로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많은 계층과 등장인물들의 행동 그 모두를 관찰해 보면, 바로 그 당시 저자가 느낀 '문제의식'이 곧잘 드러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만성적인 자기 중심주의에 빠져있는 소인국의 임금님, 또는 천공의 섬 '라퓨타' 가 다른 대지의 영토를 지배하는 수단 등의 그 많은 부분을 마주하면서, 과연 나는 이에 오롯이 가상의 이야기에서 느낄 수 있는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을까? 아니... 안타깝게도 나는 그 많은 것에 대하여, 그 옛 시대의 잔재를 마주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야말로 권력을 독점하고, 또 힘을 휘두르면서 지켜온 '신성한 통치권력'이라는 것은 이미 현대사회에 있어서, 국민에게 있어 버림받은 구시대의 가치에 불과하다. 바로! 그러한 결과를 생각했을때, 비록 혼란한 시기였지만 그래도 유럽사회 전반에 '왕권'이 건재한 그 시대에 있어, 이를 비평하고 또 풍자한 사실은 그 나름 시사와 사회의 측면에 있어서, 큰 용기의 발현이였을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 걸리버 여행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한 걸리버의 모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대신 툭하면 표류하는 이 불쌍한 주인공이 보고 들은 그 나름의 시선등에 좀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이에 분명 독자는 이제껏 알려진 걸리버와는 다른 보다 더 심층적인 걸리버를 만날 수 있다는 기회를 맞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