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크테에서의 만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9
귄터 그라스 지음, 안삼환 옮김 / 민음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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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록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이처럼 저자 스스로가 독일의 30년전쟁과 (그 스스로가 직접 겪었던) 세계 2차대전을 동일시했던 이유 등을 생각해 본다면? 의외로 그 점접에는 '심각하게 회손된 인간성'에 대한 저자의 강렬한 비난의 시선이 묻어 있는 것 같은 감상을 받게 된다.   실제로 작품 속 세계에서, 그 각각의 문학가와 시인들은 처참하게 분열되고 파괴된 독일의영토 속에서도 나름의 모임을 위하여 텔크테라는 마을의 여관에 집결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여흥을 위한 모임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혼란하기 그지없는 국.내외의 현실을 성토하고, 또 그 해결책을 요구하는 이른바 '시국선언'을 위한 자리이기도 했다.


이처럼 세상의 '시인'과 '문학가' 라고 한다면, 흔히 현실과는 다른 보다 고귀한 가치관을 추구하는 존재로서도 표현이 된다.   그러나 반대로 백면서생들의 이상이 역사에 있어서, 급진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었는가?  하는 질문에 다다르게 되면... 결국 그 해답은 보다 부정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실제로 그 텔크테라는 마을에 도달하기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들의 집결지를 빼앗은 주둔군에 대하여, 정당한 보상을 요구한 경우에 있어서도, 결국 그들의 이성은 소위 비이성의 장벽에 가로막혀 무력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야말로 전쟁은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역사 속 30년 전쟁에서 보여지듯이 전쟁이란 단순히 영토의 분열이 아닌 타국의 개입, 무분별한 살육, 약탈, 강간 등을 이 세상에 정착시킨 최대의 이유가 되어 주었다.  이때! 결국 (개인의)인간이 선택한 것은 단순히 그 정착된 무질서와 비이성에 굴복에, 그저 힘의 논리에 순종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예를 들어 텔크테 여관 여주인과 같이, 그녀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강자에게 굴복하고 협력하는 선택을 했다.   이에 결과적으로 그녀는 배신, 뻔뻔함, 그리고 절제하지 않는 악녀라는 평가를 받게 되었지만, 이에 과연 그 난잡한 여자를 세상에 내놓은 진정한 원인은 과연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에 결국 많은 것을 생각하면... 역시 이 전쟁은 보다 빠른 시일에 끝나는 것이 올바른 것이 아니겠는가?


때문에 소설 뿐만이 아니라, 제3제국을 표방한 요상한? 시국을 맞이함에 있어서도, 아마 저자는 그 전쟁의 수단, 그리고 전쟁의 과실에 대한 많은 주장들을 마주하며, 이에 보다 대중과는 다른 경각심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이성적인 소수파의 주장이란 결국 그 당시의 현실보다는 크게 시간이 흐른 나중에 이르러서야 보다 큰 울림을 지니게 되는 법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30년 전쟁이란 너무나도 먼 옛날에 있었던 독일의 내전(또는 한정된 국제 전쟁)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리들은 세계2차대전이라는 비극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기에, 정작 이에 다른 배경이라 하더라도, 저자가 주장한 전쟁의 참상에 대한 보다 큰 이해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하겠다.


평화, 화합, 또한 예술의 융성... 아쉽지만 오늘날까지 이는 이른바 짧은 여유 속에서 피어난 '순간의 화려함'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불안하지만 사실상 풍요롭고 융성한 국가와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이에 한발짝 벗어나 세계를 바라보면? 결국 지금도 벨크테의 47그룹은 어전히 소수의 몽상가들에 불과하며, 그리고 바로 그런 현실이 나는 그 무엇보다 아쉽게만 느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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