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에 사는 여인
밀레나 아구스 지음, 김현주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어린시절 사람은 누구나 꿈을꾼다.   그리고 그 꿈은 점차 성장의 과정을 거치며, 과거의 뭉뚱그려진 모호함을 벗어나, 보다 뚜렷해지게 되는데...  문제는 언젠가부터 그 꿈꾸어온 삶의 목표와 가치관들이 비단 자신의 각오와 욕망?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때론 '타인에게 있어서도 '자신'을 측정하게 할 나름의 척도로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이 '꿈과 낭만'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은 멋진일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매우 뜨겁고 격렬한 사랑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 또한 (오늘날의 가치관에 따르면) 전혀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소설의 배경은 세계2차대전이 발발한 이탈리아의 한 섬마을이다.   그야말로 근대의 열악한 사고방식과 파시즘에 물든 권위주의가 팽배한 (이른바) '전쟁을 겪고있는 나라' 속에서, 그저 사랑만으로 살리라 결심한 여인의 존재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할 존재로 여겨졌음이 분명하리라.


때문에 그녀는 가족에게도 '음란한 여인'으로 낙인찍힌다.


세상 여인으로 태어나면 마땅히 가족에게 헌신하고, 근면하며, 정숙한 아내로서, 새로운 가족을 꾸려야 하지만, 소설속 여인은 그러한 당시 평범한 아낙네의 삶을 거부하며, 친아버지에게 타박받고, 또 인정받지 못하는 삶을 살았다.  


그렇기에 결과적으로 '기회'를 잡은 여인은 불처럼 격렬하다.   그야말로 1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짧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표현된 사랑의 방식은 진정 이것이 '문학의 영역인지 아니면 단순한 퇴폐적인 가치를 즐기는 음란한 소설인지' 그 영역의 차이점에 대하여 궁리할만큼 적나라하고 또 대담하다.    때문에 어디까지나 나 스스로의 감상에 따르면, 이는 분명 나의 내면 속 어딘가에 잠들어 있는 '가치관'을 들추어낸것 같은 불편함을 주었다.    솔직히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는것이 아닌가?   비록 주인공은 스스로 로멘스와 성욕이라는 가치관에 집착하는 존재로 비추어지지만, 이를 조금만 바꾸어보면 꿈과 낭만에 집착하는 사람도 이처럼 '추하고 이기적으로 보일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다'


때문에 주인공 또한 한 순간의 판타지를 겪은 이후, 아주머니, 할머니라는 존재가 되어가며, 점차 세상속 여느 사람의 존재로 변하여 갔다.

이에 어쩌면 철이든다 라는 말은 이러한 변화의 순간을 표현한 단어일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영원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루하루 순간순간 돌변하고, 또 끈덕지게 무언가를 갈구한 '나' 이에 이 소설은 후자의 가치관에 대한 나름의 이야기를 풀어간 것이 아닐까? 물론 이탈리아의 화끈한 '사고방식'을 뒤섞은 그들 특유의 이야기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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