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옥을 살아가는 거야
고바야시 에리코 지음, 한진아 옮김 / 페이퍼타이거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두의 총망을 받는 기린아의 삶을 살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저 자신이 찾아낸 삶의 방식을 따르고, 또 나와 남이 서로 상처받는 일 없이, 그리고 요구하고 요구받는 것 없이,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작은 포상에 만족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은 것 뿐이다.   그러나 때론 세상이란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는 잔인한 면을 드러낸다.  그야말로 상대를 나의 아래로 깔아뭉개지 않으면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 또는 계약과 지위를 앞세워 '사람'을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으로 (멋대로) 길들이려는 사람까지도 만나며, 소위 '나 자신을 내려놓고 살아야 할 때가 다가올때' 과연 나 스스로가 이 저자와 비교해 다른 선택과 각오를 다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이 책을 보며,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다.


이처럼 이 책의 저자는 정말로 자신의 생명을 내려놓은 '자살미수자' 이자, 마음에 상처를 입은 '우울증 환자' 이기도 하다.  물론 스스로가 그러한 아픔을 겪게 되기까지, 사회의 책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야말로 최저임금이나 다름이 없는 급여를 받고, 또 법이 명시한 권리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가와 사회가 반성하고 또 바로잡으려고 끝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올바른 길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반대로 나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저자는 너무나도 연약하고 섬세했다.  물론 몰래 인스턴트 조미료 하나를 훔쳐 도망친 삶의 기억도, 또한 극도의 우울함과, 미래에 대한 걱정과 낙담에 대한 것에서도 공감이 가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다못해 '죽지못해 산다' 라는 푸념과 한숨 속에서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사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분명 자살은 '못난 선택' 중 최고의 것으로 이해가 될 수밖에 없는것은 분명하지 않은가? 

결국 저자는 무엇에 절망하여 죽으려고 했을까, 세상이 생각 이상으로 무자비하고 험난하기 떄문이였을까?


(감상이 어찌되었든)실제로 저자의 자살이 실패면서, 그는 결국 (최종적으로) 일본사회에 있어서, 보호받아야 할 사람으로 분류되고야 말았다.   때문에 사회는 그에게 허락하는 한도의 지원을 한다. 이른바 기초생활대상자로서, 생활비를 지원하고, 자선단체는 저자의 재활과 케어를 도맡아, 일과 봉사를 병행하는 나름대로의 삶의 활로를 제시한다.   물론 이에 저자는 큰 용기를 얻기도 하지만, 반대로 큰 부담을 받게되며, 특히 기초생활대상자 라는 '배려'는 그야말로 섬세한 저자에게 있어서, 부담을 넘어, 또 다시 죽을 각오를 만들어준 최악의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물론 세상에는 공짜에 익숙해지고, 뻔뻔해지고, 또 세상을 삐뚤어지게 바라보는 무력한 사람도 많지만...


그러나 적어도 저자는 사회의 지원을 받는 것이 오롯이 부끄럽기만 하다 고백한다.  아니 무엇보다 사실상 공짜돈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자신이 비참하고, 그 대가로 때때로 자신의 삶과, 통장을 감시하는 담당 공무원이 무섭다. (지원을 받는 다는 것은 반대로 그와 상응하는 관리를 받는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니까...) 그렇기에 책 속에서 드러난 그의 최고의 목표는 기초생활 수급자 라는 자신의 현실을 벗어나, 평범한 사회인으로서, 다시 살아가는 것이며, 때문에 일한 만큼 평가받고 싶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무언가 진실로 원하게 되었을때, 그것을 얻어낼 공정한 기회를 얻어내고 싶다는 저자의 (책 속의) 메시지가 보다 간절하게 다가오게 되는데... 그런데 중요한 것은 과연 이에 다른 '잘 참아내고있는 많은 독자들이' 위의 소망에 공감하고, 또 응원의 마음을 품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쉽게도 그 판단이 곧바로 서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정의롭게' 라는 것은 분명 올바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상살이 그러한 올바름이 바로서지 못한 이유 또한 생각해보면, 인간과 사회가 미쳐 바로잡지 못하는 분명한 '한계' 또한 존재할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때 저자는 그 한계에 부딛치면서 한번...두번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왔었다.    과연 그러한 '연약한 사람'이 다시 일어서, 격하고 부조리한 사회생활을 다시 이어갈 수 있을까?   또한 이에 저자의 삶을 엿보며, 이른바 '다자이 오사무'의 그림자를 느끼는 것 또한 나만의 감상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