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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벌써 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 - 흔들리는 나를 단단하게 잡아준 단 한 권의 인문고전
조기준 지음 / 피오르드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나의 중.고등학생시절 분명 사회와 사람은 나름대로의 성공시대를 추구하고 있었다. 공부를
잘 하면 평범하게 대기업에 들어가고, 이에 미치지 못하면 중소기업이나,공장의 기술자가 되어
서 사회의 일꾼이 되는것이 당연했던 시대... 그야말로 기업이 졸업과 동시에 필요한 일꾼을 뽑
아가던 시대였지만, 단 한순간! 찾아온 빅 이벤트로 인해서 나의 선배와 나의 삶은 예전에는 없
었던 엄청난 변화를 직접 마주해야 했다.
그렇기에 나는 초창기 아웃소싱을 직접 경험한 세대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랜세월이 흘러 '나
의 후배들'은 그야말로 그것이 당연한 시대, 그리고 더욱더 격렬해진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가
는 지옥같은 경험을 한다. 그래서일까? 오늘날을 사는 사람들은 그 인생의 여정중에서 '아프
니까 청춘이다' '헬조선' 등과 같은 다양한 신조어를 등장시킨다. 그렇기에 저자 또한 그러한
가치가 난무하는 세상속에서 자신만의 삶을 살았고, 또 스스로를 이렇게 평가한다.
'나는 아무것도 이룬것이 없다' '그러나 나는 행복하다'
40대의 나이에는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할까?
이렇게 마흔이라는 나이는 정말로 많은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에 제일먼저 떠오르는 것은 최
소한 직장속에서 슈퍼바이저(관리자)급의 지위에 올라 있어야 한다는 것과, 더욱이 가족과 아
이들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일하는 정말로 고된삶이다. 그러나 저자는 다르
다. 그는 사회적 지위를 원하지 않으며, 더욱이 지배받고, 강요받는 삶을 싫어하는 모습을 보
인다. '온전한 나의 삶 그리고 그것은 나의 자존감' 이렇게 그는 주위의 상식과 조건에 휘둘
리며 살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렇기에 세상의 상식에 따르면 그는 '걱정될 수준'의 삶을 산다. 그는 나이40에 프리랜서로
일하며, 심지어 결혼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대신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며, 이에 맹자
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내면의 행복에 대한 철학적인 접근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렇다! 분명 저
자는 맹자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그러나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가 맹자보다는 보다
노자의 삶과 비슷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것이 아닌가? 한다.
실제로 그가 드러내는 대부분의 가치는 '속박에서의 해방'으로 이해된다. 때문에 춘추와
전국 사이에서 철저하게 '예'와'인'을 추구한 공자와 그 계승자 맹자의 가치는 이와 맞지 않다
고 본다. 과거 군자들이 주 왕실의 가치와 '예'를 근본으로 주장한 것은 세상이 중심을 잃어버
리고, 또한 전국으로 나아가려고 했기 때문이였다. 그렇기에 이미 과거의 상식이 그 힘을 많
이 상실하고, 또한 예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관이 등장하는 오늘날은 그야말로 가치관의 '전국'
이라 보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바로 이때 이 책을 통해 드러낸 저자의 가치는 분명 부국강병
과 극기복례의 가치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노력을 하지않는 삶을 산다는 뜻은 절대아니다. 허나 그와 반대로 변화된
시대 속에서 과거의 부흥을 꿈꾸는 소위 복고주의자의 모습 또한 보여주지 않는것도 사실이
다. 이때 그야말로 그는 '자신'의 삶을 산다. 그리고 온전히 '자신'의 가치관을 만들며, 그
속에서 만족감을 느낀다. 때문에 세상은 마흔에 많은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하지만, 그는 그
조건에 따르지 않는다. 그는 필요하면 내려놓고, 또 필요하면 손에 넣는다. 그야말로 스스
로 솔직하고 알찬 삶을 추구하는 '중년' 개인주의자라고 할 만한 모습이 아니겠는가?